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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책임 경영’ 재개… 삼성전자 심장 다시 뛴다

‘글로벌 책임 경영’ 재개… 삼성전자 심장 다시 뛴다

기사승인 2018. 02. 05.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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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버린 '1년의 공백' 회복 최우선
대형 인수합병·인재 영입 곧 시작
중단된 해외 고위인사 교류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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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년 간의 ‘옥중경영’을 끝내고 경영일선에 복귀한다. 이 부회장은 5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로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17일 구속된 이래 353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기뻐할 틈도 잠시 이 부회장은 1년 간 지체돼온 각종 경영사안들을 직접 챙겨나갈 예정이다. 4차 산업혁명의 파고 속 애플·구글·아마존 등 글로벌 IT 공룡들이 뛰는 동안 홀로 멈춰서 있던 1년을 어떻게 회복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먼저 오너의 최종 결단 없이는 불가능했던 수조원대 대형 투자 및 일자리 창출 등 1위 기업으로서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먹거리 찾는 ‘대형 M&A’ 다시 불지핀다
이 부회장 앞에 놓인 최대 과제는 2016년 말 전장기업 하만을 끝으로 말라버린 대형 인수합병(M&A) 활동을 재개하는 것이다. 미국·유럽·중국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이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로봇·자율주행차 등 미래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M&A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공백 이후 새로운 의사결정 체제를 만들지 못한 채 대형 투자 기회를 놓쳐왔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과 김현석 CE부문장(사장)은 올 초 CES 기자간담회에서 “커다란 M&A는 회사 전체의 컨센서스(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두 부문장 선에서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사용자 경험을 혁신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서는 규모와 상관없이 인수해왔다. 2014년부터 2016년 말까지 스마트싱스·루프페이·데이코·비브랩스 등 13건의 크고 작은 M&A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많은 소비자들이 ‘갤럭시’ 스마트폰 구매 이유로 꼽는 ‘삼성페이’가 탄생했다.

그러나 스마트폰·TV 시장의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이 부회장의 구속을 기점으로 M&A 활동까지 멈추면서 ‘반도체 착시효과’에 미래 위기가 가려졌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오일선 코리아 텐 빌리언 차트 소장은 “투자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결국 오너”라며 “오너가 책임감을 갖고 경영활동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멀어졌던 글로벌 네트워크 회복 ‘시동’
구속으로 불가피하게 끊어진 인적 네트워크 회복도 급선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피아트크라이슬러의 지주회사인 이탈리아 엑소리(EXOR) 사외이사에서 물러났고, 중국 보아오포럼 상임이사 자리에서도 사퇴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해외 고위 인사들과 교류하며 얻은 정보를 통해 중요한 경영판단을 내려왔다. 윤부근 CR(Corporate Relations) 담당 부회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집안에 틀어박혀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른 채 의사결정을 한다고 생각해보라”며 글로벌 네트워킹을 통한 인사이트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2012년부터 5년가량 엑소르 사외외사로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견문을 넓혀왔다. 이 같은 인적 자산은 하만을 인수해 전장 사업을 본격화하는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관측됐다. 전장 사업은 업계에서 기술력과 안정성을 인정받는데 평균 10여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이 부회장의 구속 직후 2016년 12월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IT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실시한 ‘테크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큰 손실로 꼽힌다.

◇미래 신사업 이끌 우수인재 확보 시작
이 부회장이 직접 챙겨온 글로벌 인재 영입 활동도 곧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글로벌 S급’ 인재들을 직접 추천하는 등 뛰어난 브레인 확보에 큰 역할을 해왔다. 삼성페이의 성공적인 안착에 기여한 토마스 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모든 제품에 빅스비를 탑재하고 자유롭게 연결해 사용하는 환경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반도체에서부터 모바일·TV·생활가전까지 영위하는 하드웨어 기업이 IoT·AI 시대에 최적의 소프트웨어까지 제공하는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인재 발굴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수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분야 전문 인력들은 한정돼 있어 치열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김현석 사장은 올 초 CES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인재발굴에 지속 투자하고 있다”며 “국내외에서 동시에 모셔오고 있지만 AI 인력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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