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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 한국 온 북한 응원단 “기존에 없던 것 보여줄 생각”

13년만에 한국 온 북한 응원단 “기존에 없던 것 보여줄 생각”

기사승인 2018. 02. 0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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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시범단 등 280명 육로로 방남
털모자·빨간외투…대부분 20대 여성
응원 준비 질문하자 "보시면 압네다"
현송월 이끄는 에술단, 강릉서 리허설
북한 응원단 입경
김일국 체육상을 비롯한 북한 민족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와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등 280명이 7일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로 입경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남북 선수들을 응원할 북한 응원단이 7일 13년 만에 한국땅을 밟았다.

북한 민족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 4명, 응원단 229명, 태권도 시범단 26명, 기자단 21명 등 280명은 버스에 나눠타고 이날 오전 오전 9시 28분 경기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10시 13분부터 수속을 마친 기자단,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NOC 관계자 순으로 차례차례 남측 출구로 나왔다. 모두 가슴에는 인공기 배지를 달고 있었다. 응원단 소속 여성들은 키 165cm 정도의 비교적 장신이었고 털모자에 빨간 외투를 착용하고 있었다. 취재진이 응원단의 나이를 묻자 “각양각색입니다”, “25살입니다” 등 대부분 20대라는 취지의 답변이 돌아왔다.

응원단에게 ‘어떤 응원을 준비하셨나, 준비 많이 하셨나’라고 묻자 단장 격으로 보이는 20대 여성은 잠시 당혹해 하다가 “보시면 압네다. 지금 다 이야기하면 재미없지 않습네까”라고 답했다. 한 여성은 “활기있고 박력있는 응원을 하겠습니다”라고 말했지만 대부분의 단원은 “반갑습니다”라는 인사만 반복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거의 답하지 않았다.

‘북측만 응원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응원단은 평창올림픽 기간에 북한 선수들의 경기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 뿐 아니라 한국 선수들의 일부 경기도 응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응원단 소속의 4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왔다. 우리가 힘을 합쳐 응원하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북한 응원단의 방남은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 이후 13년만이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등에 이어 통산 4번째다.

꽹과리와 징, 소고, 대고 등 민속악기와 클라리넷 등 서양악기를 들고 온 응원단도 보였다. 응원단에는 일종의 밴드인 ‘취주악단’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장성원(행사 지원인력)으로 보이는 한 남성에 ‘어떤 연주를 보여줄 것이냐’라고 묻자 “좌우지간 기존에 없던 것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응원단에 앞서 들어온 북한 기자단은 모두 조선중앙통신 소속으로 카메라를 한 대씩 들고 있었다. 여성 기자들도 포함돼 있었고 응원단과 같은 붉은 코트를 입은 20대로 보이는 여기자가 니콘 카메라 2대를 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우리 취재진이 ‘북한에서도 올림픽에 관심이 많냐’고 물으니 한 기자가 “그럼요. 민족적 대사인데”라고 답했다.

김일국 북한 체육상은 “다 같이 이번에 힘을 합쳐 이번 경기 대회를 잘 합시다”라며 “준비한 응원은 우리 체육경기마다 늘 하고 있는 응원”이라고 말했다. 김명철 NOC 위원은 “북과 남이 힘을 합쳐서 겨울올림픽이 성과적으로 열리게 된 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경기 대회에서 북과 남의 선수들이 좋은 성과를 이루길 바란다”고 방남 소감을 밝혔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은 오는 9일 평창올림픽 개회식 사전공연을 시작으로 속초(10일), 서울(12일·14일) 우리측 태권도 시범단과 4차례 합동공연을 하고 15일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은 이날 오후 숙소인 인제스피디움에 도착했다. 인제스피디움측은 콘도 108객실, 호텔 134객실 등 모든 숙박시설을 북한 방문단을 위해 비원둔 상태다. NOC 관계자들은 평창 홀리데이인 호텔에 투숙한다.

현송월 단장이 이끄는 삼지연 관현악단(예술단)은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예정된 본공연을 위한 리허설을 헀다. 예술단은 이날 오전 2시간가량 호흡을 맞춘 강릉아트센터를 나왔다. 현 단장은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며 웃는 등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예술단은 동해 묵호항으로 이동해 만경봉 92호에서 점심을 해결한 후 다시 강릉아트센터에서 공연 최종 준비에 돌입했다. 예술단이 불편을 감수하고 선박에서 식사를 한 것은 외부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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