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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건군절 열병식, 생중계없이 조용히 치러…내용·시간도 줄었다

북한 건군절 열병식, 생중계없이 조용히 치러…내용·시간도 줄었다

기사승인 2018. 02. 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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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병식 내용구성 및 진행시간, 지난해에 비해 축소돼”…대외 메시지 관리
신형 ICBM 등 무기체계 대거 동원 여부 관건, 한반도 정세 악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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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북한 교류단체 백두문화교류사를 운영하는 캐나다인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가 8일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북한 열병식 준비 모습 /사진=마이클 스페이버 트위터(@mpspavor)
북한이 8일 오전 조선인민군 창군(건군절) 70주년을 맞아 열병식을 진행했다. 이번 열병식은 북한이 건군절 날짜 자체를 평창올림픽 개막 하루 전으로 옮긴 뒤 치르는 것이라 열병식의 대외적·대내적 노림수를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하지만 이번 열병식이 대규모·고강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당초 관측과 달리 지난 열병식에 비해 내용 구성과 진행 시간 등이 축소됐고 조용히 치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한·미 모두 평창 ‘평화올림픽’을 위해 대규모 열병식을 자제해 달라는 요구에 북한이 ‘성의’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접촉에도 적지 않은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오늘 오전 11시 30분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김일성 주석 생일 105주년(태양절) 열병식의 경우 10시 5분부터 12시 56분까지 3시간 가까이 했는데 이번에는 1시간 30~40분 정도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진행시간 뿐만 아니라 지난해에 비해 내용구성도 축소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번 열병식에는 병력 1만3000여명을 비롯해 군중 약 5만명 정도가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통상 대규모 열병식이 있을 때마다 외신기자들을 초청했고 이를 생중계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외신기자들에 대한 초청이 없었고 조선중앙TV를 통한 생중계도 없었다. 대신 조선중앙TV는 오후 5시 30분에 열병식 녹화중계 영상을 내보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열병식을 생중계하지 않은 것은 드문 사례”라고 했다. 한편 북한은 열병식에 주북한 중국대사관 관계자를 참석시켰다고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전했다.

북한이 이날 열병식을 조용히 치른 것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만들어진 평화 분위기 등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강대강 대치를 피하는 한편 대내용 목적에 비중을 두고 진행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주민들에게 핵무력 완성 의지를 보여주며 핵강국 노선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대외 메시지에 있어서는 남북대화의 분위기를 살려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도 시도하기 위해 열병식의 수위를 조절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열병식은 북한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의 전략무기를 대거 동원했을지 여부가 관건으로 꼽힌다. 열병식 준비 과정에서 이동식발사대(TEL)가 식별되면서 열병식 당일에도 등장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이 열병식의 내용을 줄이고 조용히 치렀다고 해도 미 본토 공격을 목표로 하는 ICBM을 비롯해 전략무기를 끌고 나오면서 강도 높은 핵무력 사용 의지를 과시했다면 이는 미국을 크게 자극해 평창올림픽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정세는 급속히 냉각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이 무기체계 과시를 최소화했다면 북한의 이번 열병식은 대내용이라는 분석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정부 소식통은 “어떤 무기체계들이 등장했는지에 대해서는 한·미 군 당국이 추가 분석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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