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남 “민족의 긍지”…조명균 “北 귀한 손님에 날씨 풀려

김정은 전용기로 인천공항 도착 후 KTX로 평창 이동
20분간 비공개 환담 후 올림픽개막식 참석 위해 평창行

9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북한대표단이 공항 접견실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과 환담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사진 =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북한 대표단이 9일 김 위원장의 전용기를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후 KTX를 통해 평창으로 이동했다.

이날 김 위원장의 전용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를 통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김여정 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천해성 차관,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등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영접을 받았다.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 상임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직계가족인 김 부부장의 입지를 고려한 정상급 의전이다.

우리 측 당국자들은 오후 1시 47분께 인천공항에 착륙한 전용기 안으로 올라가 북한 대표단을 영접하고 2시 3분께 함께 비행기에서 내렸다. 조 장관은 “환영합니다”며 북한 대표단을 맞았고, 김 상임위원장은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김 부부장은 미소를 지으며 김 상임위원장의 뒤를 따라 내려왔다.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도 우리 측 인사들의 안내를 받으며 인천공항 VIP실로 이동했다.

접견실로 들어선 김 상임위원장은 “담배 한 대 피울까”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또 “그림만 봐도 누가 남측 인사이고 누가 북측에서 온 손님인가 하는 것을 잘 알겠다”고도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어 “지금 대기 온도가 몇 도나 되느냐”고 조 장관에게 물었고, 조 장관이 평창의 현재 날씨를 설명하자 김 상임위원장은 “평양 기온하고 별반 차이가 없네”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요 며칠 전까지는 좀 추웠다”며 “그런데 북측에서 이렇게 귀한 손님들이 오신다고 하니까 날씨도 거기 맞춰서 이렇게 따뜻하게 변한 것 같다”고 환영했다. 이에 김 상임위원장은 “예전에도 우리 동양(동방)예의지국으로서 알려져 있는 그런 나라임을, 이것도 우리 민족의 긍지 하나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 상임위원장과 조 장관의 짧은 공개 대화 이후 이들은 20여 분간 비공개 환담을 나눴다. 이후 북측 대표단은 인천공항 KTX 탑승장으로 이동해 평창행 기차에 올랐다. 북한 대표단은 이날 오후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고, 10일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