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항공사들이 지난해 성적표를 내놓은 가운데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성이 확연히 차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항공사는 일제히 부채비율을 낮추는 데는 성공했으나 영업이익률이나 현금배당 측면에서 LCC에 뒤처지는 현상을 보였다.
11일 각 사가 발표한 지난해 잠정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항공사들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와 북핵 리스크 속에서도 부채비율을 개선시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높은 부채비율이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두 항공사 모두 지난해 이를 일부 개선했다. 대한항공은 별도 기준 2016년 말 1274%에서 지난해 말 542%로 하락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은 연결 기준 같은 기간 88%포인트 하락한 602%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신장률에서는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의 차이가 뚜렷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연결기준 전년보다 6.7% 신장한 2736억원의 영업익을 내 자존심을 살렸지만, 대한항공은 별도기준 11.4%나 감소한 9562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사드·북핵 리스크가 무색할 만큼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제주항공은 전년보다 74% 신장한 1016억원, 진에어는 85.5% 신장한 970억원의 영업익을 냈다.
영업이익률도 LCC가 월등히 앞섰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8.1%·4.4%의 신장률을 보인 반면 제주항공은 10.2%, 진에어는 11%를 나타냈다.
배당 성향도 차이가 났다. 대한항공은 7년만에 현금배당을 실시해 보통주 1주당 250원·우선주 1주당 300원을 배당하는 한편, 제주항공은 주당 600원을 배당한다.
주가 역시 9일 종가 기준으로 제주항공이 가장 높았다. 제주항공은 4만3750원으로 항공사 중 유일하게 4만원대를 넘었으며, 대한항공이 3만6000원을 기록했다. 진에어는 3만1800원, 아시아나항공은 5030원으로 나머지 3개사와 큰 차이를 보였다.
한편 항공업계는 올해 중국 노선이 회복돼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물사업을 따로 운영하는 대형항공사의 경우 반도체 등의 물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