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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현장서 ‘최저임금 인상’만 찾는 산업부 장관… 공허한 행보 아쉽다

[취재뒷담화] 현장서 ‘최저임금 인상’만 찾는 산업부 장관… 공허한 행보 아쉽다

기사승인 2018. 02.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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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저임금 대폭 인상 후 후폭풍을 차단하는 데 각 부처 장차관이 모두 동원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예외는 아닙니다. 산업현장 곳곳으로 달려가 최저임금 인상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위관료들이 서민경제 어려움을 살피러 간다는 측면에선 일단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현장 애로를 청취하거나 함께 고민하기 보단 우르르 달려가 ‘최저임금’ 인상의 당위성만을 설명하는 모습은 공허하게 느껴집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조에 협조한다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각 부처의 성격과 주요 업무를 무시한 행보는 직무유기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준비된 멘트를 하고 인증샷 찍으러 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도 다름 아닙니다. 최저임금 인상을 챙기더라도 과도한 인상분에 대한 애로를 청취하고 부작용을 챙기는 게 먼저인 상황에서, 귀를 막고 어떤 현장에 가든 똑같은 주문만 하고 있는 현실이 아쉽습니다.

최근 충북 청주의 한 주유소를 방문한 백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는 게 우리 경제의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영세 뿌리산업 기업을 방문했을 때도, 중견 반도체소재 회사를 찾았을 때도 결국 핵심은 같았습니다.

이인호 산업부 차관도 SK하이닉스를 방문하면서, 수출 여건에 대한 애로 청취나 지원이 아닌 ‘최저임금 인상’을 먼저 꺼냈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으로 우리나라 수출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날 이 차관 발언의 핵심은 “중소 협력업체 인건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대기업 노력이 더해진다면, 최저임금 인상은 산업현장에 신속하게 안착될 것”이었습니다.

백 장관은 스스로 외쳐 온 민간주도 혁신성장을 위한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문제나 근로시간 단축 등 굉장히 어려운 난제들이 꼬여있는 상황입니다. 산업부가 향후 모든 문제에, 업계 이해를 무시하고 무작정 정부 기조에 맞춘 목소리만 낼까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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