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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초청장 두고 고민 깊어진 청와대…先북미대화 위해 美 설득 나설듯

평양초청장 두고 고민 깊어진 청와대…先북미대화 위해 美 설득 나설듯

기사승인 2018. 02. 1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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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의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문 대통령, 임종석 비서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의사가 담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평양 초청을 사실상 수락한 가운데 어떤 형태로 이를 성사시킬 것인지에 대한 청와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북한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동맹국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 친서에 대한 답변을 전달하기 위한 대북특사 파견 여부도 청와대를 고민케 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의 북한 고위급 대표단 접견에 배석했던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정원장 중 한 명이 대북특사로 파견될 것이라는 관측도 구체적으로 흘러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문 대통령을 초청한 김 위원장의 의사를 확인할 대북특사의 조기 파견, 미국과의 대북정책 조율 등 전략수립을 위한 청와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일단 청와대 측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당사자간 대화를 재개한 만큼 다음 수순으로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설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2일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를 통해 “문 대통령이 초청을 수락하며 밝힌 ‘여건’은 외부적 여건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미국과 사전논의에 나설 계획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부터 평양 초청장을 건네받은 후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켜 나가자”고 답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 성사에 앞서 북한 비핵화와 북·미대화 중 어느 것이 선행돼야 하는지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현재 청와대가 선택지를 놓고 고민 중임을 내비쳤다. 다만 이 관계자는 “남북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먼저 대화 물꼬를 튼 만큼 이제는 미국의 (강경)입장에 변화가 있기를 기다려야 할 때가 아니냐”며 “이를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북·미대화 성사를 위한 분위기가 조금 형성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앞서 열렸던 사전 리셉션에 뒤늦게 참석했다 5분만에 퇴장하며 각을 세웠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귀국길에 가진 한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에 대한) 최대의 압박 공세는 계속 강화될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우리도 대화할 것”이라고 유화 제스처를 보낸 점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문 대통령이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의 면담 자리에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 간에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과의 대화에 북한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할 만큼 북·미대화 성사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점도 화해의 손길을 내민 김 위원장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청와대는 대북특사 파견 문제를 포함해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TF 구성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이 관계자는 청와대 내 TF 구성 관측에 대해 “통일부 등 담당 부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별도 조직을 또 만들 필요가 있겠냐”며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한 초청장에 대한) 논의를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일 뿐 진도가 너무 나간 얘기”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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