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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된 천재”…스켈레톤 윤성빈의 금빛 레이스

“황제가 된 천재”…스켈레톤 윤성빈의 금빛 레이스

기사승인 2018. 02. 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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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깨물며 웃고 있다./연합
‘스켈레톤 천재’ 윤성빈(24)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며 새로운 황제로 등극했다. 그의 금메달은 한국 설상(설상 종목인 썰매는 따로 슬라이딩으로 구분되기도 한다)은 물론 아시아 썰매(스켈레톤·봅슬레이·루지) 최초다.

윤성빈은 15일과 16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1~4차 시기 합계 3분20초55의 기록으로 전체 30명의 출전자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윤성빈은 지난 10년간 황제로 군림해 온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황제로 등극했다. 특히 윤성빈의 기록은 은메달을 차지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니키타 트레구보프와의 격차가 1.63초나 된다. 이는 역대 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역사상 가장 큰 격차다.

윤성빈의 성장속도는 세계 스켈레톤을 통틀어서도 엄청나다. 고교 3학년이던 2012년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스켈레톤에 입문한 윤성빈은 3개월 동안 훈련을 쌓은 후 그 해 9월 평창 알펜시아 스타트대회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꺾고 우승했다.

그는 스켈레톤에 입문한 지 불과 1년 반만인 2014년 1월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대륙간 컵 6차 대회에서 우승하며 한국 스켈레톤 역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같은 해 소치 올림픽에서는 16위에 오르며 역대 한국 최고 성적을 작성했다.

2014-2015 시즌 월드컵 무대에서 윤성빈은 2014년 12월 동메달, 이듬해 1월 은메달을 땄으며, 2016년 2월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해 세계선수권에서는 2위에 올랐다. 2016-2017시즌부터는 두쿠르스와의 경쟁에서 조금씩 우위를 점한 윤성빈은 올 시즌 7차례 열린 월드컵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두쿠르스를 완전히 제쳤다.

정상에 서기까지 힘든 시간도 있었다. 2012년 미국 전지훈련 때 첫 트랙 경험 후 어머니에게 전화해 “힘들다”고 털어놓으며 선수생활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결정해라. 너의 결정을 엄마는 존중한다”는 어머니의 다독임에 마음을 다잡고 다시 썰매에 올라탔다.

체중증량도 그에겐 고역이었다. 스켈레톤 입문 당시 70kg 초반이었던 윤성빈은 몸무게 늘리기가 급선무였다. 썰매는 높은 지대에서 낮은 지대로 펼쳐진 트랙을 타고 내려오는데 선수와 썰매를 합친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가속력을 더 받아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 그는 하루 8끼씩 폭식과 엄청난 양의 운동을 하면서 몸무게 15~16kg을 늘렸다고 한다.

윤성빈은 매일 밤 시상대에 오르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그는 “꿈으로도 꾸고 싶었지만 그건 잘 안 됐다”며 “계속 생각하고 바라면 이뤄진다는 것을 오늘 알았다. TV로만 보던 장면의 주인공이 내가 됐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성빈은 17일 4년 후 열리는 베이징 올림픽에 대해 “우리 종목이 홈 이점이 강하다보니 그걸 이겨내고 잘 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면서도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나 혼자가 아닌 우리나라 선수들이 시상대에 같이 서서 울려퍼지는 애국가를 공유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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