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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현대글로비스, 발목 잡는 ‘주가’

갈길 먼 현대글로비스, 발목 잡는 ‘주가’

기사승인 2018. 02.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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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기조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일부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최근 공정위는 상장사 기준 현행 30%의 사주 일가 지분 요건을 2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 등 현대차그룹 총수일가가 지분 줄이기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정 부회장이 승계 과정 속에서 활용할 수 있는 계열사는 지분 23.3%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와 11.7%를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이 유력하다. 현대글로비스 입장에서는 당장의 실적 확대뿐 아니라 지분구조 변화까지 모색해야 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 주가는 이달 8일부터 13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하며 13만원대로 내려앉았다. 특히 13일과 14일에는 모두 13만3000원으로 최근 1년간 종가 기준 최저가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를 시작으로 주주권익 보호담당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했다. 또 지난해 전년 대비 34.6% 증가한 680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사드 후폭풍으로 부진한 실적에 그친 그룹 내 계열사들과 달리 선방했다고 평가받는 현대글로비스 입장에서는 최근의 주가 하락이 난감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주가 하락을 부추긴 가장 큰 원인으로 공정위의 총수일가 지분에 대한 규제 강화를 꼽고 있다. 공정위는 대기업 총수나 친족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에 대해 일감몰아주기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2015년 정몽구 회장과 정 부회장은 블록딜을 단행해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을 29.9%까지 낮췄다.

하지만 공정위가 올해 업무보고서에서 사익편취 규제 대상이 되는 사주 일가의 지분 요건을 현행 상장기업 30%, 비상장 기업 20%에서 모두 20%로 통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정 회장 등 총수일가가 10% 이상의 지분을 매각해야 할 전망이다.

2015년 총수일가의 지분 매각 전 33만원 수준이었던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이후 15만원선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추가 지분 매각이 이어지면 주가 하락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분가치가 하락하면 정 부회장의 승계자금 마련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가치는 최근 시가 기준 1조16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향후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정 부회장이 마련해야 하는 자금이 2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것을 고려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또 향후 계열사 간 합병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지더라도 현대글로비스의 주가 하락은 정 부회장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014년 폴란드 물류기업 아담폴 인수 이후 대규모 인수합병 등 기업가치를 올릴 만한 마땅한 재료가 없는 것도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6916억원으로 1분기 4764억원, 2분기 5679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늘었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의 실적은 완성차 판매 부진과 해외 사업 원화 강세 등 각종 악재를 고려할 때 선방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다만 일감 몰아주기나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향후 인수합병(M&A)이나 배당 확대 등 구체적인 자금활용 방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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