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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 속도조절 나선 문재인 대통령

남북 정상회담 속도조절 나선 문재인 대통령

기사승인 2018. 02. 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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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문재인 대통령을 찍어라'
17일 오후 평창 동계올림픽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취재진이 격려차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을 휴대전화에 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10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의 접견에서 수락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평양 초청 제안을 어떻게 성사시킬 것인지 좀더 차분히 고민해보겠다는 ‘신중론’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평창 겨울올림픽 취재 내외신 기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평창 메인 프레스센터(MPC)를 찾은 자리에서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많은 기대를 하지만 마음이 급한 것 같다”며 “우리 속담으로 하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답했다

이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 접견 이후 급격히 높아진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 속에서도 차근차근 여건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속도조절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8·15 광복절이나 남북 공동선언문이 채택된 6월 15일 이전에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기까지 나오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에 대한 답변을 전달하기 위해 조기 대북특사 파견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문 대통령의 ‘숭늉’ 언급은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북한 비핵화 논의에 조금이라도 진전이 있어야 하며 더 나아가 사전조율 과정을 거쳐 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날 내외신 기자들에게 “미국과 북한 간에도 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며 “지금 이뤄지고 있는 남북 대화가 북미 간의 대화와 비핵화로 이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혀 이 같은 속내를 내비쳤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평양 초청 의사를 구두 전달한 김 부부장에게 “앞으로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답한 것도 북핵문제 해결의 또다른 당사자인 미국을 북한과의 대화 테이블로 참여시키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당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여건’에 대해 “(평양 방문과 남북 정상회담이) 좀더 의미있고 성과 있게 이뤄지려면 한반도를 둘러싼 분위기와 환경이 함께 조성돼야 한다는 뜻”이라며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북미 간 조기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점도 문 대통령이 신중론을 펼치는 배경이 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외교 수장으로서 내 역할은 우리가 (대화)채널을 열어놓고 있다는 사실을 북한이 알도록 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대화할 준비가 됐다고 알려오는지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평창올림픽 개회식 참석차 방한했던 강경파 마이크 펜스 부통령 역시 귀국길 인터뷰에서 “북한이 원하면 미국은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각종 관련 보도가 쏟아지고 있는데 지금 우리 정부가 생각하는 구상과 진로에 비해 너무 진도가 나가고 있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기적같이 찾아온 기회’라고 표현했는데, 우리 정부도 정말 금지옥엽 같은 기회가 혹여 탈이 날까봐 한발한발 조심스레 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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