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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공장 문 닫은 GM, 美선 캔자스 공장 3000억 투자…속내는?

군산공장 문 닫은 GM, 美선 캔자스 공장 3000억 투자…속내는?

기사승인 2018. 02. 2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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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irfax Line Photo
미국 캔자스주 캔자스시티에 위치한 페어팩스 공장의 생산라인./사진 = 한국지엠
한국지엠의 모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중형 세단 생산기지인 미국 캔자스 공장에 3000억원을 투자한다. 미국 내 세단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다만 GM의 이번 현지 투자가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이후 정부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21일 한국지엠 및 외신 등에 따르면 GM이 캔자스주 캔자스시티 페어팩스 공장에 2억6500만달러(약 2843억원)를 신규 투자해 소형 SUV ‘캐딜락 XT4’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이 공장에는 2260명이 근무 중이며 2015년부터 중형 세단인 ‘말리부’ 한 차종만 생산하고 있다. 제럴드 존슨 GM 부사장은 “품질과 고객에 대한 페어팩스 공장의 헌신을 높이 평가해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GM의 이 같은 현지 투자는 미국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유치에 열을 올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조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을 비롯해 해외 기업에 본토 투자와 자국민 고용 확대를 강조해왔다. GM은 이번 투자로 5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GM은 캔자스 공장의 인력 1000명을 감원하고 공장라인을 기존 3교대에서 2교대로 교체했다. 저유가 지속으로 판매가 대형 차종에 몰리면서 말리부의 생산이 줄어든 탓이다. 이후 GM은 세단뿐 아니라 승합차 부문 수요 감소를 반영해 지속적인 공장 매각을 진행 중이다.

GM 임원진 면담3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과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지난 20일 국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한국GM 대책 TF, 여야 원내 지도부 면담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사진 = 이병화 기자photolbh@
한편 GM은 이 같은 신규 투자 결정을 하기 직전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 방안 등을 놓고 한국 정부와 팽팽한 줄다리기에 돌입했다.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은 지난 20일 국회를 방문해 여·야당 국회의원들과 한국지엠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그의 방한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앵글 사장은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하고 싶고 경영상황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앞선 구조조정 발표와 투자계획을 포함한 회생(자구) 계획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GM은 한국지엠 본사에서 진 부채 27억달러(약 2조9000억원)를 출자전환하는 대신 한국 정부의 금융·세금혜택 등의 지원을 요구했다. 여기에는 한국지엠 공장 일대를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하는 데 따른 7년간의 세제 혜택도 포함된다. GM이 한국에 요청한 지원 금액은 10억달러(약 1조원)에 달하며 협상 시한은 이달 말까지다. 업계 한 관계자는 “2월 말까지 시한을 제시한 것은 군산공장 폐쇄를 사실상 못 박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GM의 행보가 본격화하면서 한국지엠의 경영 정상화 방안 등을 실사해야 하는 정부와의 신경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앵글 사장은 22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면담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GM이 먼저 경영 정상화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과 백 장관의 일정 때문에 성사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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