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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 코 앞인데, 연세대 학교측과 청소·경비노동자 갈등 여전…해결책 없나

개강 코 앞인데, 연세대 학교측과 청소·경비노동자 갈등 여전…해결책 없나

기사승인 2018. 02. 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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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연세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를 지지하는 졸업생 모임’은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앞에서 청소경비 노동자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동문 기자회견을 열면서 공개적으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맹성규 기자
연세대학교가 24일과 26일 연이어 입학식과 졸업식을 치를 예정인 가운데 청소·경비직 정년퇴직자 자리를 놓고 노조와 학교 측간의 대립으로 몸살을 겪고 있다.

연세대 청소·경비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구조조정 철회와 전일제 노동자 채용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학 측은 등록금 동결 등으로 인한 재정의 어려움으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1일 연세대에 근무했던 70세 노동자 31명(청소 노동자16명·경비 노동자 15명)이 정년을 맞아 퇴직한 가운데 연세대는 이들의 빈자리를 용역업체를 통해 고용한 단기 시간제 근로자로 대체하거나 신규채용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노조의 반대에 부딪혔다.

현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서경지부) 연세대분회 소속 조합원들은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 37일째 학교 본관 1층에서 점거농성을 진행 중이다.

‘연세대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를 지지하는 졸업생 모임’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본관 앞에서 청소경비 노동자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동문 기자회견을 열면서 공개적으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졸업한 지 5년이 지나 학교를 찾았다는 최하림씨(정치외교학 09학번)는 현장발언에서 “청소 노동업무가 아무리 숙련됐더라도 노동력이 줄면 작업에 투입되는 노동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노동자 본인을 비롯해 학생들, 교직원들, 교수들 등 모든 구성원의 안전과 대외 이미지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신학·철학과 출신 김윤중씨는 “설 연휴가 지나기 전에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지금도 연세대 노동자 분들은 추운 바닥에 앉아서 아직도 총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려대학교와 홍익대학교가 부당해고와 인원감축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 들었다. 이제는 연대가 응답할 차례”라면서 “연대가 명문사학이라지만 학교가 보여주는 모습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경자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연세대분회장은 “노동자들은 될 때까지 투쟁한다는 각오로 싸우겠다”며 “학위수여식이 예정된 26일에 삭발을 감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비슷한 갈등을 겪었던 홍익대학교와 고려대학교는 청소노동자 구조조정 방침을 철회한 바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청소·경비 노동자분들의 70세 정년 퇴직 및 그에 따른 인사이동을 시행한 것”이라면서 “기존의 청소노동자분들에게도 70세까지 정년을 보장해 드리기 때문에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5000억원 이상의 학교 적립금에 대해선 “적립금은 학교 운영비로 전용해 쓸 수 없고 학교 발전을 위해서 써야 한다”면서 “재정이 분리돼 있어서 절반은 학교 돈이 아닌 세브란스와 원주 캠퍼스 등의 적립금”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적립금은 대부분 장학기금·발전 기금·건물 설립 등의 명목이라 전용해서 쓸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학교가 10년 동안 등록금이 동결됐는데, 물가는 20% 올랐다. 그러면 등록금이 20%나 삭감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10년 전 용역비는 시간급이 4000원이었지만 작년 용역비는 7780원으로 올랐고, 올해는 9000원 정도 될 것이라 예상하는데 그러면 용역비는 두 배가 오르고 등록금은 20%가 깎인 꼴”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년 전에는 부담을 못 느끼던 게 지금은 학교에 재정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라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기존에 있는 분들에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학교가 어렵기 때문에 그런 사정을 같이 나누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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