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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기태 명장의 魂이 담긴 ‘삼족오연’ 3.1절 하늘을 수놓다

리기태 명장의 魂이 담긴 ‘삼족오연’ 3.1절 하늘을 수놓다

기사승인 2018. 03. 0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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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기 오산천 둔치에서 삼족오 연날리기 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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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기념식과 정월대보름 행사에 오산시의 상징 삼족오 연이 하늘을 날고 있다.
3.1절 99주년 기념식이 열린 지난 1일 경기 오산천 둔치 하늘은 상서로운 기운으로 넘쳤다. 고대 신화에 나오는 태양 안에서 산다는 세 발 달린 상상의 까마귀 ‘삼족오(三足烏)’가 연이 되어 하늘을 날았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연인(鳶人)이자 마지막 남은 한국전통 방패연 원형기법 보유자 리기태(한국연협회·리기태연보존회 회장) 민속연 명장이 초청돼 오산시 시조인 삼족오 연날리기를 직접 시연해 정월대보름 세시풍속의 의미를 새롭게 했다.

리기태 명장은 안민석 국회의원 등 내빈과 함께 삼족오 까마귀 수 백마리를 줄연으로 제작해 대형 태극기연과 함께 날리며 행사를 빛냈다. 이날 띄운 연은 오산 3.1운동의 근원지인 오매장터 기미년 만세운동으로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애국정신을 기리고 진정한 독립운동의 의미를 새기기 위해 리기태 명장이 혼을 담아 제작한 작품이다.

2일 만난 리기태 명장은 “삼족오 창작줄연은 지난 6개월 동안 만든 작품이다. 특히 3.1절 100주년을 1년 앞둔 시점이기도 하고 정월대보름 풍요로운 대한민국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제작했다”며 “행사장 하늘을 훨훨 나는 연을 바라보면서 번영의 2018년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리 명장은 이어 “연날리기는 우리 민족의 전통 민속놀이로 예로부터 정월 대보름 날이면 연에 ‘厄(액)’ 또는 ‘送厄(송액)’이라 써서 높이 날려 보내 액을 쫓아보낸다는 풍습이 전해지고 있다”며 “이번 행사에서도 우리 사회의 모든 액운이 하늘로 날아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연을 띄웠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곽상욱 시장을 비롯해 문영근 오산시의회의장,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도의원, 오산시의회의원, 공창배 오산문화원장 등 많은 내빈이 참석해 순국선열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기고 정월대보름을 맞아 무병장수와 건강한 대한민국 건설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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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의원(오른쪽)과 리기태 명장이 오산시 시조인 삼족오 까마귀 수 백마리의 창작줄연을 시연하고 있다.
한편 리기태 명장은 지난 2015년 10월 제6회 독산성문화제에서 ‘권율 장군이 이순신에게 신호연을 날리다!’라는 주제로 임진왜란 당시 도원수인 권율 장군이 암호체계로 이용했던 ‘신호연 전시회’와 삼족오 까마귀 창작줄연을 독산성 세마대지에서 날려 그 뜻을 널리 알렸다.

리기태 명장은 1대 스승 이천석(조선시대 말 출생) 선생의 지연 제작 및 연날리기 원형기법을 2대 가산 이용안 선생에 이어 3대째 이어오며 있으며, 제자로 이수영·이진영·신종욱 등에게 정통 제작법을 전승하며 4대째를 잇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또 영국 큐왕립식물원(Royal Botanic Gardens, Kew)에 훼손된 채 소장된 조선시대 최고(最古) 표준연인 ‘서울연’을 2011년 원형 복원하기도 했다. 이는 함남 북청연, 평남 안주·개천연, 경북 예천연, 경남 통영연, 부산 동래연 등은 있었으나 서울 방패연은 원형을 찾지 못했던 것을 복원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리 명장의 이 같은 업적은 지금까지 민속학계에서도 확인하지 못했던 조선시대 서울연을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는 전통연 원형을 복원해 후손들에게 물려준 큰 성과로 기록되고 있다.

리기태 명장의 방패연과 얼레(연실을 감는 기구)는 2014년 한국·카타르 수교40주년 기념으로 도하이슬람박물관에 영구 소장됐다. 또 지난해 이집트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에 방패연과 나무육각 얼레가 영구 전시되는 등 세계적인 장인(匠人)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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