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대북특사단 ‘비핵화 성과’ 기대감…北김정은, 진전된 입장 표시했나

대북특사단 ‘비핵화 성과’ 기대감…北김정은, 진전된 입장 표시했나

기사승인 2018. 03. 06. 17:2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남북 모두 특사단 방북에 긍정적 평가…정부 '단계적 해법' 제시
김정은, 비핵화 문제에 대한 의견 직접 표시했을 가능성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 전달하고 악수하는 정의용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가 지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있다. 뒤로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 대표단이 최대 난제로 꼽혔던 비핵화 문제를 놓고 서로 깊은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특사단의 ‘비핵화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남북 양측 모두 대북 특사단과 김 위원장의 회동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비핵화 문제에 진전된 입장을 표시했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청와대는 6일 대북특사단의 방북 성과에 대해 ‘실망스럽지 않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도 이날 ‘만족한 합의를 봤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내놨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 매체가 ‘한반도 평화와 안전보장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보도한 것을 보면 김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직접 밝혔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특사단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전달한 친서에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밝히고 핵 동결부터 폐기까지 이르는 북핵 해결의 단계적인 해법을 제시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김정일 등 ‘선대(先代)의 유훈’임을 재확인하고 핵·미사일 실험을 잠정 중단하는 등의 초기적인 신뢰조치에 나설 용의가 있음을 밝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해 선대의 유훈이라는 표현만 해도 이건 굉장히 진전이 된 것”이라며 “선대의 유훈은 북한 헌법이나 노동당 조약보다도 상위의 개념인 최상급의 표현이기 때문에 비핵화에 대한 상당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이번 특사단 파견을 통해 북한과 비핵화 문제를 논의함으로써 북·미 간에 비핵화 대화를 중재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하게 됐다. 앞으로는 미국을 설득하는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 성과를 가지고 돌아온 특사단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이번 주말에는 미국 워싱턴으로 보낼 예정이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방북결과를 설명하면서 북·미대화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입장을 요청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육군사관학교 졸업·임관식 축사에서 북한에 파견한 대북특사단을 언급한 뒤 “한반도 비핵화·평화를 우리 힘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평화·번영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며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는 것 대신 남북 대화나 북·미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핵·미사일 시험의 ‘모라토리엄(잠정중단)’ 의사를 밝히며 4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취소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핵·미사일 실험의 잠정중단을 조건으로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할 경우 트럼프정부로서는 ‘최대한의 압박’ 정책을 펴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상황에서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 정도는 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그 정도로는 미국을 설득하기 어렵고 한·미 갈등과 남남 갈등 상황이 조성될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