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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조선업②]세계1위 韓조선업…LNG 기술력으로 파고 넘는다

[다시 뛰는 조선업②]세계1위 韓조선업…LNG 기술력으로 파고 넘는다

기사승인 2018. 03. 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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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졌던 한국 조선업계가 연초부터 잇단 수주로 수주량 세계 1위를 탈환하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시장 호조로 기존 선사들의 발주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 조선 3사가 LNG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수주 전쟁에서 승기를 잡고 있다.

7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2월 한달간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91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 세계 선박 수주량(174만CGT)의 52.3%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45만CGT(19척)를 수주하며 1월 대비 약 71만CGT가 줄어들며 2위에 올랐다. 일본은 1월 대비 66만CGT가 줄어든 5만CGT(4척) 수주에 그치며 16만CGT를 기록한 독일, 12만CGT를 기록한 핀란드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잇따른 수주 낭보를 전하는 배경에는 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빅3’ 조선사들의 기술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 조선사들은 2월 한달 간 컨테이너선 및 LNG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등 17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현존하는 LNG 화물창 중 자연 기화되는 LNG 비율이 가장 낮은 화물창 시스템인 솔리더스(SOLIDUS)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솔리더스는 국내 기술만으로 이중 금속 방벽을 적용해 안전성을 극대화한 차세대 멤브레인형 화물창이다.

이 기술을 통해 프랑스 GTT사가 독점하던 LNG 화물창의 불안정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동안 GTT의 LNG 화물창 기술은 선주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은 불안정한 기술로 평가돼왔다. 그럼에도 한국를 비롯한 전 세계 조선사들이 GTT 화물창을 계속 사용해 온 이유는 이를 뛰어넘을 현실적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LNG운반선 기술은 GTT가 국제 표준을 가지고 있어 이 기술을 차용할 때마다 통산 3~5%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솔리더스 화물창은 그동안 선주들이 제기해 온 GTT 화물창의 기술적 결함에 대한 완벽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를 통해 그간 업계에서 한계치라고 여기던 화물창의 일일 LNG 증발률을 0.07%에서 0.049%대로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바탕으로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2억 달러 수주에 성공했다. 수주한 10척 중 LNG선이 4척으로 빅3 조선사 중 LNG선박 수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외에도 부유식 LNG 생산설비, LNG 재기화설비, 쇄빙 LNG운반선, 천연가스 직분사 추진방식 LNG운반선 등을 세계 최초로 인도하는 등 조선업에 필요한 대부분의 LNG 기술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LNG 이중연료추진선을 국내 최초로 인도하면서 이중연료엔진과 LNG연료공급시스템(Hi-GAS) 패키지에 대한 기술력을 확인했다. 현대미포조선은 LNG 이중연료 추진엔진과 연료공급시스템이 적용된 5만톤급 벌크선 ‘그린 아이리스’호를 선주사인 일신로지스틱스에 인도했다. 그린 아이리스호에는 벙커C유와 LNG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엔진이 탑재됐다. 그 결과 유해가스 배출량이 대폭 줄어든 동시에 운항 효율성은 높아졌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LNG운반선 완전재액화설비, LNG재기화시스템(Hi-ReGAS), LNG벙커링 연료공급시스템, LNG화물창 등 LNG선 통합솔루션을 시장에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LNG운반선에서 발생하는 증발가스(BOG)를 100% 재액화하는 혼합냉매방식 완전재액화 실증설비(SMR)를 울산 본사에 구축하고 안전승인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 기술은 기존 단일냉매를 이용한 완전재액화시스템에 비해 에너지효율을 최대 40%까지 높였고 설비 규모를 줄이고 조작 편의성을 향상시킨 것이 특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5일 유럽 선주로부터 LNG선 2척을 수주하며 올 들어 총 20억 달러(29척)를 수주했다. 올해 12억1000만 달러(12척)를 수주한 삼성중공업은 친환경 기술을 토대로 수송선 분야 다각화를 통해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특히 친환경 에너지인 LNG 수요 증가에 따라 118척에 달하는 LNG선을 수주하면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인 LNG선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가스생산, 운송, 재기화 등 LNG 밸류 체인 전반에 걸친 설비를 공급하고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제품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NG시장 호조로 기존 선사들의 LNG선 발주가 증가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현대중공업의 수주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제한된 생산능력 때문에 국내 조선 3사가 골고루 LNG선 업황 호조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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