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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美 관세폭탄에도 조용한 아웃리치… 정부, 이젠 무역전쟁 대비해야

[기자의눈]美 관세폭탄에도 조용한 아웃리치… 정부, 이젠 무역전쟁 대비해야

기사승인 2018. 03.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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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최원영
경제산업부 최원영 기자
아웃리치(외부 접촉)에 집중하던 한국 통상당국이 트럼프발 무역압박 공세에 속수무책이다. 아웃리치는 현지 정·관계 인사들을 설득·포섭해 우호적 여론을 형성하는 외교활동을 말하는데 우리 정부는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해결하기 위해 이같이 조용한 전략을 펼쳐왔다.

하지만 총력을 다한 아웃리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수입산 철강에 물린 25%의 고관세 폭탄을 피해가지 못했다. 한국으로선 지난 1월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에 이어 한 달여 만에 연타를 맞게 된 셈이다.

이쯤되자 수입규제가 반도체와 자동차 등 다른 수출 품목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현실화 된다면 우리 주력 산업이 흔들릴 수 있는 초강력 충격파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아직 그런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넋 놓고 있을 수 없다. 우리 정부는 트럼프 당선 당시 한미FTA 폐기가 거론됐을 때에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쏠린 이슈가 많아 우리는 ‘나중’의 문제일 것으로 치부해 왔다. 하지만 막상 미국 정부의 압박은 나프타 보다 한미FTA가 속도가 빨랐다. 미국의 철강관세 압박도 나프타 재협상 대상국인 캐나다·멕시코는 제외 됐다.

계속되는 미국발 무역 제재에도 중국을 겨냥한 것일 뿐이라며 불똥이 튀지 않게 하자는 조용한 대처에 치중하고 있지만, 결국 줄줄이 관세폭탄이 날아들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들 손실이 누적되고 있다.

이제 우리 정부의 아웃리치 전략을 재점검 할 시점이다. 특히 그동안 우리 목소리를 들어주던 미국 백악관내 자유무역 옹호진영 리더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최근 사임했다. 우리 통상당국으로선 공들여 온 아웃리치의 핵심을 잃은 것과 다름 없다. 후임으로 거론되는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실장은 현재 트럼프의 보호무역정책을 주도한 인물로, 향후 아웃리치 활동이 힘을 잃을 공산이 크다.

또 미국 정부는 지난 4일 시한이었던 우리 정부의 세이프가드 철회와 보상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더 내놓을 카드가 없다면 마지막 남은 패라도 꺼내야 한다. 우리 정부가 예고한 대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아직 한미FTA 개정협상을 비롯해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조용한 통상정책이 묵살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보다 종합적인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아웃리치가 효과적이라면 정치·사회·경제영역의 더 다양한 인력풀을 짜서 더 입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강도 높은 목소리로 무역전쟁을 예고하고 있는 유럽국가 등과 공조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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