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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최대 실적에도 주가 저평가…SK이노베이션의 억울함

[취재뒷담화]최대 실적에도 주가 저평가…SK이노베이션의 억울함

기사승인 2018. 03.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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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산업부 장진원 기자
상장기업의 주가 등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바로 해당 업체의 실적입니다. 건전한 지배구조나 탄탄한 재무구조, 두둑한 배당금이 갖춰졌다 하더라도 본질적인 경영활동, 즉 펀더멘털이 받쳐주지 못하면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란 요원한 일이죠.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선 이런 원칙이 야속하기만 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 3조2000억원, 당기순이익 2조2000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건만, 어찌된 일인지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기 때문입니다. 순익의 경우 2016년 대비 30% 가까이 점프했음에도 주가는 연일 횡보에 그치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실적을 잠정공시했던 1월 31일, 주가는 20만4500원으로 기록했습니다. 사상 최대 실적 공시 직후인 2월 1일 20만5500원으로 소폭 상승했던 주가는 다음날 다시 20만원으로 빠지고 맙니다. 2월 들어 18만원대까지 떨어진 주가는 12일 21만4500원을 올해 최고점을 찍었지만, 13일 다시 20만8500원으로 떨어졌습니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2011년 4월 25일 기록했던 25만4000원이 최근 10년간 최고치입니다.

그렇다고 회사가 주가 관리에 뒷짐 지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지난해 7월에는 보통주 1주당 1600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는가 하면, 2017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6400원의 현금배당에 나섰습니다. 시가배당률 4.5%, 배당성향도 꾸준히 3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체 배당금은 주당 8000원이나 됩니다. SK이노베이션이 시장에서 고배당주로 분류되는 배경입니다.

실적도 좋고, 배당까지 두둑한데 유독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주로 분류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업황의 부침이 심한 사업 성격상 언제라도 주가가 빠질 수 있다는 투자심리가 주가부양을 막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뜻입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기 실적 개선에 의한 기업가치 회복의 시기였다면, 올해는 자산효율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가시화에 의한 레벨업 시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2019년까지 이어질 정유사업 호황 속에서 자원개발 가치, 자회사 루브리컨츠 상장, 전기차 배터리 성장 등 새로운 기업가치가 부각될 예정이라는 전망입니다.

SK이노베이션 내부에서도 “억울해도 이렇게 억울할 수가 없다”는 반응 일색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SK이노베이션을 정유주로 못 박기에는 이미 기업의 체질이 완전히 달라진 상황입니다. 정유사업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고부가 화학제품 등 그룹의 ‘딥체인지’에 맞춰 환골탈태 수준의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항변(?)이었습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2011~2016년 비정유부문에 약 6조원 넘는 자금을 투자했습니다. 지난해 발표된 것만도 3조원 수준이었죠. 사업부문별 이익기여도 역시 화학부문이 40%, 정유부문은 30%로 갈수록 정유부문이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임직원들의 하소연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해답은 역시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실적이 말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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