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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개최국도 외면한 패럴림픽 중계…여실히 드러난 성과주의 사회

[기자의눈] 개최국도 외면한 패럴림픽 중계…여실히 드러난 성과주의 사회

기사승인 2018. 03. 1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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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정훈
문화스포츠부 방정훈 기자
“대한민국 선수들 대회 기간 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그런데 중계방송은 너무 안 했네요. 방송사부터 차별하는 거 아닌가요? 적어도 국영방송은 중계를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네요.”

평창패럴림픽 대회 폐막을 하루 앞둔 17일 신의현이 크로스컨트리스키 7.5㎞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한 한 누리꾼이 이 같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패럴림픽은 스포츠를 통해 장애인들에게 행복한 삶을 되찾아주자는 취지로 영국 출신 의사인 루드비히 구트만이 창시했다. 동계올림픽이 국경·문화·인종·종교·이념을 초월한 우정의 경쟁이라면, 패럴림픽은 신체적 장애의 극복이라는 극적 요소가 더해져 보는 이들로 하여금 한층 더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켜 왔다.

하지만 국민들은 극적인 감동을 오롯이 느끼지 못했다. KBS·SBS·MBC 지상파 3사의 패럴림픽 총 중계시간은 적게는 18시간에서부터 많게는 30시간 안팎에 그쳤기 때문이다. ‘개최국인데도 경기 중계가 너무 인색하다’는 비난 여론에다 문 대통령이 직접 “국내 방송의 패럴림픽 대회 중계가 외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한 후에야 10여시간 정도를 늘렸을 뿐이다.

‘전파 낭비’라는 지적을 받으면서도 똑같은 경기를 다투어 보도했던 평창올림픽 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지상파 3사의 행태에 국민들 또한 분노와 아쉬움을 표출했지만, 폐회일까지 큰 개선점은 없었다.

이제 우리나라는 이번 평창패럴림픽 개최로 동·하계올림픽, 월드컵축구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주요 세계 스포츠대회를 모두 개최한 5번째 나라가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서 손색이 없는 스포츠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복지 수준은 경제나 스포츠 국위 수준과는 너무나도 많이 떨어져 있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방송사들은 패럴림픽 관련 시청률이 그렇게 높지 않은 데다 광고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경기 생중계를 많이 편성할 수 없는 현실적인 측면이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비장애인들의 성과주의 태도가 장애인도 큰 불편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복지국가로 거듭나는 데 큰 걸림돌이 되지 않나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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