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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노르딕 신의현, 감동의 역주가 보여준 ‘인간승리’

장애인 노르딕 신의현, 감동의 역주가 보여준 ‘인간승리’

기사승인 2018. 03. 1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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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현. '번쩍 든 손'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7.5㎞ 좌식 종목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신의현이 17일 오후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손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연합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한국의 동계패럴림픽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장애인 노르딕스키 간판 신의현(37)의 삶은 인간승리 그 자체다.

신의현은 대학 졸업을 앞둔 2006년 2월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되자 식음을 전폐하며 3년간 피폐한 삶을 살았다. 이런 그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옆에서 뒷바라지해준 가족이었다.

신의현은 재활 운동 차원에서 시작한 휠체어 농구를 통해 운동의 즐거움을 알게 됐고, 장애인 아이스하키, 휠체어 사이클 등 각종 장애인 스포츠를 섭렵했다. 결국 2015년 민간기업 최초의 장애인 실업팀인 창성건설 노르딕스키 팀에 합류, 농사일을 도우면서 만든 허릿심과 지구력, 끈기를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장애인 노르딕스키 선수로 거듭났다. 그는 지난해 초반부터 월드컵과 세계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에서 여러 차례 금·은·동 메달을 목에 걸며 세계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한국 선수단은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신의현에게 금메달과 은메달 각각 1개씩을 기대했다. 여기에 휠체어 컬링과 장애인 아이스하키에서 동메달 1개씩을 더해 ‘톱10’에 들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

이러한 부담은 신의현에게 독이 됐다. 결국 그는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한 바이애슬론 경기에서 연거푸 실수를 범해 메달권에서 벗어났다. 11일 크로스컨트리 15㎞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지만 오히려 금메달을 따지 못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신의현은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폐회식을 하루 앞둔 17일 크로스컨트리 남자 7.5㎞ 좌식 경기에 출전해 22분28초40의 기록으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막중한 부담과 체력이 바닥에 떨어진 상황에서 일궈낸 금메달이기에 더욱 빛났다.

신의현은 이번 대회 6종목에서 무려 61.7㎞(페널티코스 포함)를 달렸다. 다른 선수들은 메달 획득 가능성이 비교적 큰 주력 종목에 집중하기 위해 몇몇 종목은 기권하며 페이스 조절을 했는데, 신의현은 전 종목에서 모든 힘을 쏟아내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마지막 경기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고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신의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따 멋진 아빠, 멋진 남편이 되고 싶었다”며 “아내는 문재인 대통령이 응원 온 날, 대통령의 시선을 막을 만큼 열성적으로 응원해줬다. 남은 평생 잘하겠다”고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 “사고 당시엔 이런 인생을 살지 몰랐다. 실의에 잠긴 많은 장애인분이 내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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