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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대출’ 활성화…금융당국vs저축은행업계 온도차

‘중금리 대출’ 활성화…금융당국vs저축은행업계 온도차

기사승인 2018. 03.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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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저신용자도 이용 상품 확대 추진
업계 "운용 부담 커 수익성 악화 우려"
최근 금융 당국이 ‘중금리 대출 활성화’ 조치에 나서면서, 그간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했던 중·저신용자 서민들도 저축은행은 물론 카드·보험까지 다양한 업권에서 10%대 중금리 대출 상품을 접할 것이란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신용등급·최고금리 수준 등 각종 기준을 둘러싸고 제2금융권과 금융 당국이 여전히 온도차를 보이고 있어, 중금리 대출 활성화 대책이 제대로 자리매김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당국에선 4~8등급 중·저신용자를 받아줄 금리 15% 수준의 대출상품 원하고 있는 반면, 업계에선 1~3등급 고신용자를 제외한 중금리 대출상품을 운용하기엔 리스크가 크다는 입장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정책성 중금리 대출상품인 ‘사잇돌대출’을 민간차원에서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사잇돌대출은 신용등급 4~8등급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판매되는 정책 대출 상품으로, 대상자 신용도에 따라 연 6~18% 수준의 금리가 책정돼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5일 중금리대출 활성화 추진계획을 발표, 사잇돌대출의 공급한도를 1조원가량 늘리고 카드사 등 여신금융기관과 상호금융권에도 중금리 대출 인센티브를 대폭 확대키로 했다. 이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사잇돌대출만으로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하기에는 한계”라며 “민간 자체적인 중금리대출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데 정책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금리 대출을 주로 다뤄온 저축은행업계 입장에선 고신용자를 제외한 채 금리 15% 수준으로 대출을 판매하기엔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현재 판매중인 중금리대출 금리가 4~8등급 기준 15% 후반대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판매 실적이 가장 좋았던 JT친애저축은행의 ‘원더풀와우(WOW)론’은 1~3등급의 평균 대출금리가 14.26%였고, 4~8등급의 금리는 16~18%가량 됐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중금리 대출 활성화 대책이 오히려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던 저축은행업계에 호재로 다가올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자체 중금리 대출 상품을 키워서 수익성을 높이고, 최고법정금리 인하에도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악화일로를 겪었던 카드업계도 10%대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등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금융사들의 중금리 대출 상품이 다양화되면 중·저신용자 서민들의 이자부담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중금리 대출 활성화 정책으로 상품이 다양화되면 업권별 경쟁은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당국이 대출총량 규제에서 중금리 대출을 제외하는 완화책을 검토하고 있어 주시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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