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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퀀텀점프’…비결은 핵심사업 ‘수직계열화’

최태원의 ‘퀀텀점프’…비결은 핵심사업 ‘수직계열화’

기사승인 2018. 03.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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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이 핵심 사업부문의 수직계열화를 통해 그룹의 ‘퀀텀점프’를 이뤄가고 있다. 특히 그룹 내 중추인 에너지와 반도체 부문의 경우 관련 기업 인수·합병(M&A) 및 합작사 설립 등을 통해 제조와 유통에 이르는 프로세스 전반을 하나로 묶어 사업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이미 지난해 재계 2위에 올라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5월 공개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현황에서 자산총액 171조원을 기록해 삼성과 현대차그룹에 이어 재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4대그룹을 중심으로 공고했던 재계서열에 지각변동을 몰고 온 SK의 성장은 하이닉스 인수라는 ‘신의 한수’가 결정적이었다. 2012년 3조3000억원을 투자해 하이닉스를 품에 안은 최 회장은 하이닉스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자 제조공정상 필수적인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을 인수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월 반도체 소재의 핵심인 실리콘 웨이퍼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6200억원을 투자해 LG실트론(현 SK실트론)을 인수했다. 실리콘 웨이퍼는 반도체의 틀 역할을 하는 마스크, 칩과 회로를 연결하는 리드프레임 등과 함께 반도체 소재의 3대 핵심원료로 꼽힌다.

앞서 최 회장은 2016년 OCI머티얼즈(SK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 반도체 제조 수직계열화에 시동을 걸었다. SK머티리얼즈의 주력 제품은 삼불화질소(NF3)로 부르는 반도체용 특수가스로, 반도체 제조 시 이물질이 묻은 장비를 세척하는 데 이용된다.

SK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NF3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시간당 91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생산능력 기준 글로벌 1위다. 최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3800억원을 추가 투입해 해당 시장의 지배력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생산설비를 통한 제조원가 경쟁력 확보가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기술력을 갖춘 해외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일본 트리케미칼과 함께 세운 SK트리켐이 대표적이다. SK트리켐은 반도체 D램과 3D낸드플래시의 핵심 소재인 지르코늄과 실리콘계열 전구체 생산 확충에 나섰다.

올 하반기에는 일본의 쇼와덴코와 합작법인인 SK쇼와덴코를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해 경북 영주 공장 설립에 나선 SK쇼와덴코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식각가스 전문 생산업체다. 식각이란 웨이퍼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제거하는 공정을 말하는데, 이 과정에서 특수가스를 이용한다. 최근 반도체 미세화와 3D 낸드 수요가 늘면서 식각가스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그룹의 모체인 에너지 부문은 일찍부터 수직계열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옛 유공 시절로 대표되는 정유사업이 시작이라면, 현재 업스트림으로 분류되는 원유개발과 정제한 납사를 통한 화학제품(다운스트림) 생산에 이르기까지 수직계열화가 완성돼 있다.

최근 SK는 액화천연가스(LNG) 사업 분야에서도 생산과 수송·유통에 이르는 수직계열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1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매입에 나선 유레카미드스트림홀딩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북미 지역 최대 천연가스 매장지인 미 동북부 마르셀러스와 유티카 유전에 소재한 천연가스 이송·가공사다. SK는 유레카홀딩스 투자를 통해 LNG 등 천연가스 생산과 이송·판매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SK이노베이션이 LNG 채굴(업스트림)을, 수송(미드스트림)은 유레카홀딩스가, 판매(다운스트림)는 SK E&S로 이어지는 구조다.

수직계열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대해 SK 관계자는 “사업별 수직계열화를 통해 해당 분야의 효율성 및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브랜드로 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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