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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품 속 추악한 민낯 들춘 ‘김기덕 사단’

위대한 작품 속 추악한 민낯 들춘 ‘김기덕 사단’

기사승인 2018. 03. 2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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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조재현·전재홍
아시아투데이 배정희 기자 = 김기덕 사단의 추악한 민낯이 공개됐다. 김기덕 감독에 페르소나로 불린 배우, 제자까지 성추문에 휩싸이며 충격적인 민낯을 드러낸 가운데 관계자들은 예견된 추락이라는 반응이다.

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참여한 여배우와 스태프들을 상대로 추악한 성폭력을 저질러 비난의 여론이 뜨겁다. 

 

MBC 시사 'PD수첩'에서는 김기덕에게 농락당한 여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전면에 나서 그들에 관련된 일에 증언을 하고 나섰다. 앞서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출연했던 여배우들은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받았고, 성폭행을 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감독이라는 막강한 권위와 권력을 이용해, 여배우들을 희롱하고 유린했다고 밝힌 여배우들의 폭로내용은 충격을 넘어 경악과 분노를 일으키기 충분했다. 충격이 채 가시기 전에 김기덕 감독이 여배우뿐 아니라 여성 스태프들도 성폭행하고 낙태까지 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을 처음 세상에 알린 여배우 A의 법률대리인인 이명숙 변호사는 7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PD수첩' 내용은 가장 수위가 낮은 이야기"라며 "더 구체적으로 공개되면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할 것이고,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끔찍한 행동을 일삼았다"고 강조했다. 

 

영화 촬영 도중 감독은 물론 당시 주연배우인 조재현에게도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여배우 B는 "연기자의 꿈을 꾸는 사람들은 처절하게 짓밟혔는데 가해자들은 성공하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호소했다. 

 

조재현은 단독으로 또 김기덕 감독과 얽힌 갖가지 내용으로 고발됐다. 수 많은 스태프와 후배 여배우, 배우 지망생에게 까지 성추행을 일삼았으며, 최근에는 여기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던 사건까지 알려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재현은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며 사실상 은퇴를 선언했다. 경찰은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김기덕 감독의 애제자였던 전재홍 감독 역시 찜질방 탈의실에서 남성들의 나체 동영상 10여 개를 찍은 혐의로 그해 9월 기소돼 벌금 500만원을 구형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기덕 사단'을 향한 대중의 실망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고 있다. 

 

조재현은 '악어' '섬' '수취인불명' '나쁜 남자' '뫼비우스' 등 김기덕 감독과 여러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전재홍 감독은 단편 영화 '물고기'(2007)로 제6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아름답다'(2007)로 제58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풍산개’, '살인재능’ ‘원스텝’ 등을 연출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김기덕 감독은 베를린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 칸 영화제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본상을 받은 유일한 한국 감독이다. 하지만 그의 영화에는 폭력적이거나 자극적이고, 때론 여성 혐오적이라는 윤리적 지적이 뒤따랐다.

 

김기덕 감독은 지난달 열린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현장에서 "영화가 폭력적이어도 내 삶은 그렇지 않다. 영화와 비교해 내 인격을 생각하지 않았으며 좋겠다"며 강변했다. 하지만 결국 김기덕의 세계관은 예술로 포장돼 현실과 이상이 구분되지 않는 상태에 다다라 있었다. 김기덕 감독과 작품을 같이 했던 영화계에서는 이제야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으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김기덕과 함께 '김기덕 사단'이라는 이름으로 대접받고 주목받았던 이들이, 한순간에 추악한 괴물의 민낯을 드러낸 순간이다.

 

한 영화 관계자는 "소문으로만 돌던 그의 문제적 행각이 미투 캠페인의 확산으로 기정사실화되면서 이제서야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며 진실을 밝히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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