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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AV 출신 걸그룹 허니팝콘의 불편한 데뷔

日 AV 출신 걸그룹 허니팝콘의 불편한 데뷔

기사승인 2018. 03. 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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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팝콘 사쿠라 모코(왼쪽부터), 미카미 유아, 마츠다 미코 /사진=김현우 기자

 국내 최초로 일본인으로 이뤄진 걸그룹이 등장했다. 일본인이지만 한국 그룹에 합류해 함께 활동하는 경우는 있었어도 멤버 모두가 일본인인 경우는 처음이다. 그러나 순탄치는 않다. 세 멤버 모두 일본에서 AV(Adult Video) 배우로 활동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미카미 유아·사쿠라 모코·마츠다 미코로 이뤄진 허니팝콘은 K팝을 사랑하는 일본인 멤버들이 모여 준비한 그룹이다. 타이틀곡 '비비디바비디부'가 담긴 첫 번째 앨범 'Bibidi Babidi Boo'를 21일 오후 6시 발매하며 한국 데뷔를 알렸다.


이에 앞서 허니팝콘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 스테이라운지에서 앨범 쇼케이스를 진행하며 취재진과 만났다. 허니팝콘의 쇼케이스 자리엔 수많은 취재진이 몰리며 이들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그러나 이 관심은 '허니팝콘의 데뷔'보다 '일본에서 AV 배우로 활동 중인 아이돌'이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우리나라 정서상 이들의 데뷔가 불편한 건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아이돌에게도 윤리적이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경향이 크다. 보수적인 면도 많이 남아있는 상태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AV 제작이나 유통이 금지된 나라다. 정서적으로 보나, 문화적으로 보나 이번 허니팝콘의 데뷔는 결코 달갑지 않다. 허니팝콘이 기점이 되어 앞으로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이들의 데뷔를 반대하는 국민 청원이 등장했고 2만 명 이상이 서명하는 등 반발이 컸다.


유아는 쇼케이스 자리에서 취재진을 향해 "여러 가지 감정으로 오늘 와주셨다고 생각한다. 여기 계신 분에게라도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라며 국내 허니팝콘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인지하고 있음을 알렸다. 실제 'AV 배우 활동'에 대한 질문을 받자 유아는 "일본에서 AV 배우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 일도 진지하고 하고 있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허니팝콘에 집중하고 싶다.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을 소중히 생각하려 한다"고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미코 역시 "준비하는 동안 한국과 일본이 문화나 생각의 차이가 있으니 이러한 의견이 있을 거라 예상은 했다. 그렇지만 우리를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활동을 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사회자는 이 질문을 끝으로 앨범에 대한 질문만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유아는 K팝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컸다고 고백했다. 실제 유아는 본인의 사비를 부담해 이번 허니팝콘의 첫 번째 앨범을 제작했다. 에이핑크 '미스터츄'를 통해 K팝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유아는 "일본의 데뷔보다 세계를 무대로 더 큰 꿈을 꾸기 위해 한국에서 데뷔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라며 "세 멤버가 모두 일본에서 아이돌로 활동했던 경험이 있다. K팝을 동경했던 마음이 강했다. 거기다 저는 개인적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여러 어려움이 있거나 (한국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이 있더라도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았던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 활동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만약 허니팝콘이 국내에서 성공한 그룹이 된다면, 이들은 '일본인 그룹'보다 'K팝 그룹'으로 알려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는 AV가 유통도 되지 않는 나라에서 AV 배우로 이루어진 그룹이 'K팝'이라는 이름을 걸고 활동을 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아시아뿐만 아니라 이젠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고 있는 'K팝'의 위상이 떨어질 만한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유아는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여러 계획이 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고 싶다"고 밝혔다. 유아의 말은 곧 일본에서 AV 배우의 활동과 함께 한국 활동을 진행한다는 뜻도 된다. 과연 우리나라 정서상 이러한 부분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궁금증을 모은다. 청소년들이 즐겨 보는 음악방송에도 허니팝콘의 출연은 불투명하다. K팝을 동경하여 한국에서 데뷔를 하게 됐다는 허니팝콘이 그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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