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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역전]증시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지수 급락세 없을 것”

[한미 금리역전]증시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지수 급락세 없을 것”

기사승인 2018. 03.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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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준(Fed)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투자자 자금 이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급격한 자금 이탈과 이로 인한 증시 하락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21일 미국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1.25~1.5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1.50%를 0.25%포인트 앞서게 됐다. 한미간 기준금리 역전은 2007년 이후 10년만이다.

장기적인 금리 인상은 증시에 악재로 꼽히게 마련이다. 시장에 돈을 풀던 유동성 파티가 끝나고 돈줄을 죄기 시작하는 긴축의 신호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미 간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국내 증시의 수급 주체로 떠오른 외국인이 돈을 빼가면서 모처럼 맞은 증시 호황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의 외국인 자금 이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기준금리가 급격히 인상됐던 2005년에서 2008년 추이를 보면 외국인의 순매도 추세가 지속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05년 10월 11일 3.5%였던 기준금리를 꾸준히 인상해 2008년 8월 7일 5.25%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미국의 기준금리도 꾸준히 오르면서, 외국인 자금은 지속적으로 유출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5년 10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약 108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다만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의 이탈에도 기관과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이어지며 코스피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장기업들의 매출 증가 등 실적장세가 탄탄하게 펼쳐진 것도 지수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최근의 국내 증시 상황과 유사하다.

전상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 유출은 불가피하지만 유출 액수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기준금리 역전이 당장의 증시 하락을 야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장 0.25%포인트의 금리 차가 지수 하락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거란 전망이다. 더욱이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우상향 흐름을 보이면서 외국인과는 별도로 개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전체 지수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당장 한국은행이 추가 인상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장기 추세로는 미국과 한국의 금리가 같은 흐름을 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기적 영향을 떠나 금리인상 기조가 계속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 규모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 2005년 8월부터 2007년 8월까지 한미 간 기준금리 차가 0.5%로 벌어졌던 시기, 외국인의 누적순매도 금액은 5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한미 간 기준금리 차는 2006년 1월부터 5월까지 0.7%포인트, 같은 해 5월부터 7월까지는 1%포인트로 벌어졌다. 그해 5월부터 8월까지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금만 9조800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도 9.5%나 급락했다.

올해 Fed는 3차례의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1~2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 가정하면, 올해 말 한미간 금리 차는 0.25~0.5%포인트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0.5%포인트 수준의 금리 차가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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