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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금융권 동남아 러쉬에도 웃지 못하는 보험업계

[취재뒷담화] 금융권 동남아 러쉬에도 웃지 못하는 보험업계

기사승인 2018. 03.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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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경제산업부 기자
최근 금융 당국이 ‘신남방정책’을 본격화 하고 있는 가운데, 보험업계에서 동남아 진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형사들은 기존 해외진출 경험을 바탕으로 동남아 지점을 점차 확대해나가고 있는 반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수익성 관리를 해야하는 중·소형사 입장에서 해외진출은 그림의 떡인 상황입니다. 투자비용이 높은 데다가 수익을 보려면 최소 몇년 동안은 적자를 감수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6월말 기준 보험사들의 해외 점포 및 사무소는 총 83개이며 이 중 51개가 아시아에 집중돼 있습니다. 특히 ‘포스트 차이나’로 각광받고 있는 신남방정책 중심지 베트남에 오픈한 점포만 10개에 달합니다.

이 중 삼성생명, 한화생명, 삼성화재 등은 동남아 시장 가능성을 미리 내다본 대형사로 꼽힙니다. 하지만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2010년 태국법인 타이삼성을 설립한 삼성생명은 진출 7년 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2009년 베트남 진출이후 적자를 면치못했던 한화생명도 8년 만인 2016년 들어 흑자로 볼 수 있었죠. 2002년 베트남에 진출한 삼성화재도 투자 초반 적자를 반복했습니다. 그만큼 보험업계에서 해외진출은 장기적으로 내다봐야할 먹거리 사업으로 여겨집니다.

이러한 선례 때문인지, 다른 대형사들도 동남아 진출에 머뭇거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손보업계 3위사 DB손해보험도 현지 법인을 세우는 대신, 2015년 베트남 현지 손보사 PTI 지분을 인수하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중·소형사들에겐 이마저도 그림의 떡입니다. IFRS17 도입 등 새로운 규제 환경 변화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투자비용을 높이기보단 곳간을 채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2022년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평가기준이 바뀌면서 부채가 증가합니다. 자산에 대한 신뢰가 최우선되어야할 보험사로선, 무리한 해외사업이 오히려 악재로 돌아올 것이 뻔합니다. 실제로 한 중소형사 관계자는 “베트남 진출을 위해 시장조사까지 진행했지만, 새로운 규제환경에 대한 부담 때문에 베트남 진출계획이 흐지부지됐다”고 밝혔습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2일 베트남 당국과 핀테크 MOU를 맺었지만, 아직까지 보험업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신남방정책 청사진이 보험업계에서 제대로 발현되기 위해선 당국의 많은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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