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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도체마저 위태’ 관세불 끄니 고래싸움에 진퇴양난

‘韓 반도체마저 위태’ 관세불 끄니 고래싸움에 진퇴양난

기사승인 2018. 03. 2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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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본격화, 중간재 수출품 반도체 타격
김동연 부총리 "통상마찰, 다층적 정책 대응 필요"
韓 한미 FTA·환율조작국·제2의 사드 우려에 발목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한국 경제가 살얼음판 위를 걷게 됐다. 미중 간 무역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은 수출은 물론 고용과 경제성장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9.5원 올라 달러당 108.2원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3.18%, 코스닥지수도 4.81% 일제히 폭락해 금융시장부터 출렁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 중 54조원 규 모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의 대미투자도 제한하는 초강경 조치를 단행했다.이에 중국도 미국산 철강 등에 30억 달러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과 미국은 한국의 교역대상 1, 2위 국가로 전쟁이 장기화하면 한국경제에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가 68.8%에 달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갈등 격화시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주요 대미 수출품인 휴대전화와 텔레비전에 중간재로 포함된 반도체 등이 대상이다. 현경제연구원도 무역전쟁으로 세계 평균 관세율이 4.8%에서 10%로 오르면 한국 경제 성장률이 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우려했다. 관세율이 10%로 오르면 국내 수출액이 173억 달러 줄고,고용이 15만8000명 감소할 것이라는 근거를 바탕으로 추정한 결과다.

문제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마땅한 카드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으로선 두나라 모두 무역의존도가 큰 만큼 편을 들 수 없는 진퇴양난의 입장이다. 미국 입장에 서면 중국발 ‘제2의 사드사태’가 발생할 수 있고, 중국과 손을 잡으면 대규모 통상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이미 미국은 한미FTA 개정협상에서 철강관세와 연계, 자동차 등 타분야에서 이득을 얻기 위해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G20회의에서 통상마찰을 세계 경제가 직면한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고, 국가 간 공조를 주문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통상마찰이 세계 경제의 위험 요인이 되지 않도록 다층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며 “각국이 대외부문 불균형이 심화되지 않도록 거시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포용성 강화·성장의 질 개선을 통해 보호무역의 원인을 해소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여준 KIEP 부연구위원은 “한국은 소규모 개방경제로 미국과 중국 의존도가 높아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질 가능성이 크다”며 “환율조작보고서 등은 중국보다 한국이 더 위험할 수 있어 직접 영향이 있는 조치에 대비하되 WTO 제소 등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APAP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한국 경제가 살얼음판 위를 걷게 됐다/연합=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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