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미중 무역전쟁, 트럼프-시진핑 직접 겨냥, 자존심 싸움으로 확산

미중 무역전쟁, 트럼프-시진핑 직접 겨냥, 자존심 싸움으로 확산

기사승인 2018. 04. 04. 14:5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미 무역대표부 발표 고율관세 대상 중 품목, 시진핑 역점 '중국제조 ' 10대 핵심산업 포함
중, 보복 조치, 트럼프 표밭 '팜 벨트' 겨냥...미 대두 고율관세 조만간 발표할듯
중 관영매체 "미 조치 자살행위" 비난
미중 무역전쟁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세계 주요 2개국(G2)의 경제패권 싸움을 넘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간 자존심 대결로 치받는 모양새다. 사진은 콘테이너를 실은 트럭들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구에서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 이 사진은 중국 신화통신이 2012년 12월 5일 촬영한 것으로 지난 3월 7일 송신했다./사진=신화=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세계 주요 2개국(G2)의 경제패권 싸움을 넘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 간 자존심 대결로 치받는 모양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일(현지시간) 발표한 고율관세 대상에 시 주석의 역점 프로젝트인 ‘중국제조 2025’의 10대 핵심산업이 고스란히 포함됐고, 중국의 보복조치가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USTR은 이날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500억 달러(54조원) 상당의 1300여개 대상 품목을 발표했다.

이 목록엔 고성능 의료기기, 바이오 신약 기술 및 제약 원료 물질, 산업 로봇, 통신 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발광 다이오드, 반도체 등 ‘중국제조 2025’에 들어있는 분야가 고스란히 포함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의 관세 목록은 중국이 우위를 차지하려는 기술을 겨냥했다”고 했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도 최근 미 의회에서 “‘중국제조 2025’의 10대 핵심 업종은 관세를 부과하는 중점 대상에 들어갈 것”고 밝혔다.

‘중국제조 2025’는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중국 국무원이 2015년 5월 제시한 중국의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다.

중국이 ‘시진핑 사상’과 함께 연일 거론하는 ‘19대 당대회 정신’에서 천명한 ‘규모의 경제에서 질적 성장 경제’의 실천 방안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이번 미국의 조치는 시 주석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보복조치를 내놓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2일 돼지고기 등 미국산 수입품 8개 품목에 대한 관세를 25% 인상하고, 과일 등 120개 수입품에 대해선 15%의 관세가 부과한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팜 벨트(Farm Belt·농장지대)’ 주들을 겨냥한 조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 돼지를 많이 생산하는 상위 10개 주 가운데 8곳에서 승리했다.

아울러 중국은 미국이 고율관세 부과 대상 1300여개 중국산 품목을 발표한 데 대해 조만간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여객기에 대한 보복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상무부는 4일 가오펑(高峰)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에 대해 즉각 보복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중국 재정부와 관영 매체들은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에 따라 미국산 대두와 자동차, 여객기에 대한 후속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와 여객기의 최대 시장이고, 자동차는 두 번째로 큰 판매처다.

특히 대두의 경우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400억 달러(42조원) 어치 가운데 미국산이 140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이 미국산 대두에 보복관세를 할 경우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추가 보복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이날 미국의 고율관세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는 “미국의 악랄한 행위에 대한 중국의 태도는 분명하다”며 “미국의 강경한 조치는 자살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낭떠러지에 이르러 말고삐를 잡아채야 한다(懸崖勒馬)’는 표현을 거듭 사용하면서 “중국은 철저히 되갚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수출 장이 다원화한 것을 고려한다면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은 대체할 수 있다”며 “미국에 명단이 있다면, 중국에도 명단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중앙(CC)TV는 “미국의 보호주의적 조치에 대해 미국 관련 업계에서도 반발하고 있다”며 “이들 업계는 중국의 반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CCTV는 “중국은 지난 5년간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중국 기업들은 연구 개발비에 많은 투자를 했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지식재산권 보호 환경을 개선됐을 뿐 아니라 해외 기업 역시 이로 인해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런민르바오 자매지인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이날 논평에서 “미국은 중국이 이미 강대해졌다는 것과 세계 경제 중심의 또 다른 한 축이라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며 “미국이 중국의 아성을 깨려면 최악의 시가전을 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