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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뮤지컬 ‘신과함께’ 작가 정영 “따뜻한 위로 전하고 싶어”

[문화인]뮤지컬 ‘신과함께’ 작가 정영 “따뜻한 위로 전하고 싶어”

기사승인 2018. 04. 0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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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자 뮤지컬계 베테랑 작가..."관객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작품 만들고파"
작가 정영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의 작가 정영은 이 작품에 관해 “죽음의 공간에서 희망을 얘기하는 작품”이라며 “죽을 만큼 괴로운 사람에게 ‘그래도, 살만하죠?’라고 말을 건넨다”고 설명했다./사진=박성일 기자 rnopark99@
“난 원해 이곳에서/떠나온 너를 위해/더 정의로운 저승//(중략)나의 길이 캄캄하고 멀어도/나의 힘이 부족하고 약해도/결코 나는 이대로 멈추지 않아/아프게 웃었던 당신이 아프지 않다면/환하게 웃을 수 있다면.”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인기리에 공연 중인 서울예술단의 창작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의 넘버 중 ‘당신이 웃을 수 있다면’의 한 구절이다.

지난 2015년 초연 때부터 관객과 평단의 지지를 두루 받아온 ‘신과함께-저승편’은 뮤지컬계 베테랑 작가 정영(43)이 극작과 작사를 맡은 작품이다.

초연에 이어 이번 세 번째 공연에도 참여하게 된 정영은 “거대 담론을 얘기하기보다 소소한 이야기로 관객을 따뜻하게 위로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작품에 관해 “죽음의 공간에서 희망을 얘기하는 작품”이라며 “죽을 만큼 괴로운 사람에게 ‘그래도, 살만하죠?’라고 말을 건넨다”고 설명했다.

그는 초연 때와 달라진 생각도 전했다. “초연 당시에는 ‘착하게 살자’고 생각하면서 관객이 돌아갔으면 좋겠다 했어요. 그런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치르는 정의로운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 싶네요. 착하게 살았으면 착하게 산만큼, 나쁘게 살았으면 나쁘게 산만큼 책임을 졌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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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예술단의 창작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의 한 장면./제공=서울예술단
뮤지컬계에서 ‘한 편의 시와 같은 따뜻한 감성으로 작품을 만드는 작가’로 널리 알려진 그는 사실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2000년에 문학동네신인상에 ‘암스테르 DAM’ 외 4편이 당선돼 등단, 시집 ‘평일의 고해’(창작과 비평, 2006)를 펴냈다. 이후 산문집 ‘지구 반대편 당신’(달, 2010), ‘누구도 아프지 말아라’(달, 2012), 시집 ‘화류’(문학과지성사, 2014) 등을 선보였다.

뮤지컬 작가가 되어서는 창작뮤지컬 ‘심야식당’의 극작과 작사를 비롯해 ‘국경의 남쪽’ ‘남한산성’ ‘라디오스타’ ‘바람의 나라’, 라이센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가사를 썼다. ‘라디오스타’로 제2회 ‘뮤지컬어워즈’에서 작사극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시와 뮤지컬, 각각의 존재가 자신에게 주는 의미에 관해 말했다.

“‘시’는 저와 늘 함께 하는, 제가 숨 쉬는 공간이에요. 시를 읽는 시간, 시를 쓰는 시간은 가장 오롯하게 ‘나’로 있는 시간입니다. 반면 뮤지컬은 무용, 음악, 연기 등이 어우러지는 종합예술이다 보니 배우를 비롯한 다른 분야 예술가들과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으면서 느끼는 희열이 있어요. 특히 제가 만든 작품이 관객과 만났을 때는 더욱 큰 희열이 있죠.”

그는 요즘 5월 15일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개막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에도 참여하고 있다.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명 추리소설을 국내서 처음으로 뮤지컬로 선보이는 무대다.

“4년 전부터 준비했던 작품이에요. 배우들이 연습을 시작했는데 여타 뮤지컬과 굉장히 다른 독특한 작품입니다. 때문에 창작하는 사람들도 설레고 기대가 되면서 걱정도 있어요. 무대 세트가 변하지 않고 배우 몸짓만으로 표현하는 연극적 요소가 많은 작품이거든요.”

앞으로 그는 “관객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두통 있을 때 두통약 하나 먹으면 개운해지잖아요. 삶이 힘들 때 누군가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그런 작품을 하고 싶어요. 우리에게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우리가 언제든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얘기하며 관객과 공감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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