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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GM노조, 위기에서 살아난 ‘르노 스페인’을 배워라

[사설] 한국GM노조, 위기에서 살아난 ‘르노 스페인’을 배워라

기사승인 2018. 04. 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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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암만 제너럴모터스(GM)총괄사장이 “구조조정 합의마감 시한인 오는 20일을 넘기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로이터 통신이 지난주 말 보도했다. 한국GM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대규모 실직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2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GM본사가 투자하지 않으면 단돈 1원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이 때문에 지난 5일 상여금 전액지급을 요구하며 쇠파이프로 사장실집기를 부수고 점거농성을 벌였던 한국GM노조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대규모 해고사태를 부르는 법정관리는 막아야 한다면서도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GM측이 어떤 특단의 양보나 대안을 내놓지 않는 한 이대로라면 한국GM의 파국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르노사의 스페인 현지공장인 ‘르노 스페인’은 한국GM노조가 눈여겨 봐야 할 자동차 산업과 노조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스페인은 자국브랜드의 자동차가 없고, 벤츠 아우디 르노 포드 GM 등 다른 유럽국가나 미국 자동차회사의 생산기지로만 유명하다. 이중 2000년대 초 ‘르노 스페인’은 지금의 ‘한국GM’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28만대를 생산하던 ‘르노 스페인’의 생산량은 2006년 8만~10만대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경영진의 판단 잘못, 노조에 대한 과잉복지, 금융위기 등 원인은 복합적이었다고 했다. 파산위기를 눈앞에 두고 지루하게 노사협상을 이어가던 ‘르노 스페인’노사는 2010년 파격적인 내용의 노사협정을 맺었다.

내용은 △50대 이상의 명예퇴직 △인력 20% 감축 △물가상승률의 절반 이내 임금인상 △주말근로 시 평일임금 지급 △현장인력 배치 시 노동유연성 인정 등이었다. 그 대신 회사 측은 신차배정을 약속했고 경영호전 시 고용확대를 약속했다. 이러한 합의는 노조 측의 파격적인 양보와 이해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한 언론사는 현지 취재내용을 전했다.

‘르노 스페인’의 공장은 2016년 전세계 자동차공장에서 생산성이 가장 높은 공장으로 선정됐다. 매년 있었던 임금협상도 소모적이라는 노조의 판단 아래 3~4년에 한 번씩 실시한다. ‘르노 스페인’의 바야돌리드 공장 직원수는 2010년 2000명에서 지금 4000여명으로 늘었다. 음식점 등 지역경제도 완전 되살아났다.

지금 스페인은 전 제조업 근로자의 10%가 자동차 산업에서 일할 만큼 자동차 산업의 전성시대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외국 차 회사들의 투자확대 덕분이다. 노조의 역할은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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