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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승계 한걸음 더 다가선 정기선…현대重 3세 경영 ‘초읽기’

경영승계 한걸음 더 다가선 정기선…현대重 3세 경영 ‘초읽기’

기사승인 2018. 04.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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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현대중공업지주(구 현대로보틱스) 3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본격적인 ‘오너 3세’ 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지난해 사업구조 개편 및 지주사 체제 구축 등의 변화를 시도했던 현대중공업이 올해 들어 경영 승계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모양새다.

현대중공업은 정 부사장의 경영승계 작업과 더불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 해소로 지배구조 투명성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 부사장은 지난달 29일 KCC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중공업지주 주식 83만1000주를 3540억원에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입했다. 당초 현대중공업지주 지분 97주를 보유하고 있던 정 부사장은 이번 블록딜을 통해 지분이 83만1097주(5.1%)로 늘어나면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25.8%), 국민연금(8.02%)에 이어 단숨에 3대 주주에 올랐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정 이사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33.1%로 높아졌다.

특히 정 부사장의 지분 매입대금 대부분은 부친인 정 이사장으로부터 증여받은 자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경영권 승계 작업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정 부사장은 이번 지분 매입 자금 중 500억원가량은 NH투자증권으로부터 현대중공업지주 주식(23만4742주)을 담보로 대출받고, 나머지 3000억원가량은 정 이사장으로부터 현금으로 증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사장은 증여세율 50%를 적용받아 증여세는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서울 계동 현대건설빌딩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은 정 부사장에 대해 “정말 겸손하고 직원들 누구에게건 거부감 없이 근무중”이라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을 맡을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키우고 난 후에 승계를 받아야 회사를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정 부사장으로의 경영 승계를 공식화했다.

최근 정 부사장 본격적인 경영 행보도 눈에 띈다. 그동안 현대중공업그룹의 주력 사업인 조선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조선·해양분야 전시회나 양해각서(MOU) 체결식 등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올 초 그룹 부사장 자리에 앉으며 경영 전반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정 부사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 이사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말 그룹 사장단 및 자회사 대표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사장은 특히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로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중책도 맡게 됐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선박을 사후 관리하는 회사로, 2014년 말 정 부사장이 주도해 세운 회사다. 권 부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대글로벌서비스가 정 부사장 자신의 아이디어로 만든 사업이니만큼 경영에 책임을 지고 능력을 입증해보라는 차원에서 대표이사를 맡기게 됐다”며 “지금 맡은 일을 성공해야 더 큰 일을 맡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주사 체제는 완성됐지만 여전히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마무리 단계는 남아 있다. 현대중공업은 내년 3월까지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주식을 가질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지주의 손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증손자회사 현대미포조선의 지분 42.3%를 모두 매각하거나 100% 보유해야 한다. 업계에선 지분 100% 보유도 가능하지만 매각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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