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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한국거래소, 여전히 ‘깜깜이’인 사업부별 실적

[취재뒷담화]한국거래소, 여전히 ‘깜깜이’인 사업부별 실적

기사승인 2018. 04.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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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원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매출 3469억원을 올렸습니다. 영업이익은 641억원, 당기순이익은 715억원을 기록했죠. 영업이익률은 18.5%에 달하고, 부채비율도 167%를 기록하는 등 지난 한해 실적과 재무구조 모두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는 평가입니다.

그럼에도 아쉬운 대목이 있습니다. 개별 사업부의 실적입니다. 거래소는 유가증권(코스피)시장본부와 코스닥시장본부를 비롯해 파생상품시장본부, 글로벌IT사업단, 시장감시본부, 경영지원본부 등의 편제로 나뉩니다. 하지만 한해 사업보고서에 각 본부별 실적이 따로 공개되지는 않습니다.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기업 대부분이 주요 사업부의 실적을 구분해 밝히는 것과는 대비됩니다.

물론 거래소의 본부별 실적을 구분하기 힘든 데는 구조적 한계도 있습니다. 코스피·코스닥·파생 등 상호 연계성이 높은 시장구조로 인해 개별손익을 구분해 산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수익의 원천인 코스피·코스닥에 이어 부가상품에 해당하는 지수는 경영지원본부로, 선물·옵션 등은 파생상품본부로 이어지다 보니, 어느 본부의 어떤 부서가 얼마만큼의 원가를 부담해야 하는지 따지기 애매한 게 사실입니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개별 본부의 경영성과를 짚어볼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됩니다. 본부별로 상이하게 이뤄지는 정책과 사업, 혹은 특정 상품에 대한 성과 등을 현재의 통합 재무제표만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거래소는 2016년 외부용역을 통해 수수료체계 개편 논의를 진행하며 본부별 수익구조를 분석한 바 있습니다. 2015년 영업을 바탕으로 한 조사 결과, 코스닥본부(코넥스 포함)는 2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보고서는 “코스피나 코스피200 선물·옵션 같은 캐시카우(현금창출원)가 코스닥 등의 적자부문을 보전하는 구조”라며 “사업 재검토, 비용절감 등 적자 상품의 비용구조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2년 전 거래소의 영업구조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코넥스·일반상품시장의 적자가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평가입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상장기업 수나 거래대금 증가 같이 당장 눈앞에 드러나는 지표도 중요하지만, 실제 시장을 운영하는 코스닥본부의 경영성과도 들여다보아야 명확한 정책효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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