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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한반도 비핵화’ 한국·북한·미국 ‘현실적 해법’ 절실하다

[전인범 칼럼] ‘한반도 비핵화’ 한국·북한·미국 ‘현실적 해법’ 절실하다

기사승인 2018. 04. 2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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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 의지 분명히 표명하고 오해 생길 일 피해야
한국, 북한에 미국 입장 이해시키고, 미국에 북한 입장 이해시키는
'매우 중대한 중매쟁이'...남북·북미 정상회담 '협상 가능성 충분'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4·27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은 물론 관련국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 한반도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다수의 기대는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정착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며, 남북한이 실질적으로 평화롭게 공존 할 수 있는 절호의 계기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가장 큰 우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회담에 나올 것인지다.

또 비핵화 의지에 대해 레토릭(수사적) 차원의 ‘언어적 술책’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얼마나 분명하게 표명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남북 정상회담은 5월 말이나 6월 초에 있을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첫 단추 끼우기의 성격이 짙다.

남북 정상회담의 첫 단추가 잘 끼워져야 북·미 정상회담도 순조롭게 이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북한은 체제 특성상 폐쇄적인 사회이지만 그에 비해서는 어느 나라 못지않게 국제 정치의 흐름을 비교적 잘 읽고 있는 듯하다.

당연히 미국의 행정부가 대북 문제 등 안보면에서는 대체로 원칙적이고 강경한 입장을 가진 인물들이 주로 포진해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미국의 정보기관들이 상당 기간 북한 전역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왔고 그동안 상당히 많은 정보를 축적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한반도의 특정 장소를 대상으로 군사행동을 결행할 수 있는 의지와 여건이 구비돼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미국의 주요 인사들 중에는 북한과 중국이 제시하는 소위 ‘단계적 동시조치’ 방식의 비핵화에 대해 현실적으로 있을 수 있다고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미국 정부 차원의 정책 결정자들 중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은 영국·프랑스와 함께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에 대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스톰 섀도우 공대지 미사일로 정밀 타격을 가했다.

러시아와의 직접적인 전투 발생 가능성과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주저 없이 공격을 결정하는 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성향과 심리를 잘 읽어볼 수 있다.

이란과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그리고 유럽연합(EU)이 합의한 이란핵 문제에 대한 합의도 트럼프 미 행정부에서는 공전하고 있다는 것도 북한으로서는 주목해서 볼 일이다.

과거 경험을 통한 미국과의 협상 과정을 보면 경우에 따라서는 헷갈리는 경우가 더러 있다.

회담에서의 언어적 커뮤니케이션에서의 한계로 인한 통역이나 번역상의 문제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구조적으로도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는 상황에 따른 변화나 변덕이 종종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북한도 경험을 했을 것이다.

북한 같은 전체주의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지만 이것이 현실인 만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지금 미국 공화당은 엄밀히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트럼프 공화당’이다. 몇 몇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미 행정부는 앞으로 7년은 더 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그들은 ‘내편이냐 네편이냐’ 식의 피아구분이 분명하고, 때로는 어리석다고 생각되는 행동이나 정책도 서슴치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북한은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표명하고 오해가 생길 만한 것은 피해야 한다.

자칫하다가 백악관의 강경파 위주의 집단사고(group thinking)로 인해 소위 말하는 ‘플랜 B’가 테이블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일은 생기지 않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정권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의 발언을 보더라도 정상회담을 통한 협상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현 단계에서 한국 정부는 북한에는 미국의 입장을 이해시키고, 미국에는 북한의 입장을 이해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매우 애매하고, 한편으로는 매우 중대한 ‘중매쟁이’ 같은 입장이다.

이럴 때일수록 선조들의 지혜와 혜안, 고부 간의 갈등에 낀 외아들의 입장에서 둘 사이의 이해와 양보를 끌어내는 지혜와 슬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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