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말레이 내달 총선서 ‘이슬람 원리주의 정당’ 캐스팅 보트 야심

말레이 내달 총선서 ‘이슬람 원리주의 정당’ 캐스팅 보트 야심

기사승인 2018. 04. 23. 11:5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tg-pk
사진출처=/PAS 홈페이지
내달 치러질 말레이시아 총선의 결과는 이슬람 원리주의 정당이 얼마만큼의 성적을 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정당은 40석 이상의 의석 확보를 통해 캐스팅 보트를 쥐고 말레이시아를 간통·도둑질·음주 등에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이슬람 종교 국가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나타냈다.

로이터통신의 22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범말레이시아이슬람당(PAS)은 이번 총선에서 222석 가운데 최소 40석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가 실현되면 PAS는 ‘킹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PAS는 현재 나집 라작 총리가 이끄는 여당 연합 국민전선(BN)과 야당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선거 결과에 따라 어느쪽에든 자신들의 정책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만일 PAS가 40석에 못미치는 의석을 확보한다고 해도 야당 표를 ‘나눠 먹기’ 하면서 BN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PAS가 다수 의석을 확보해 차기 정부 구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경우 다민족 무슬림 다수 국가인 말레이시아의 내부 분열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차기 정부는 산업·교육·주택 등 여러 분야에서 다수 민족인 말레이계에 우호적인 정책을 펴고 이슬람 종교 법정을 강화하라는 압박을 받게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전체 인구 3200만 명 가운데 약 60%가 무슬림으로, 이들 대부분은 말레이계다. 불교·기독교·힌두교를 믿는 중국계와 인도계가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압둘 하디 아왕 PAS 당대표는 만일 이번 총선에서 PAS가 캐스팅 보트를 쥐는데 성공할 경우 PAS는 차기 정부에 이슬람 중심 정책을 펴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우리는 이슬람교를 정치·경제·사회적 어젠다로 도입하기를 원한다”면서 이번 총선에서 최소 40석, 혹은 그 이상도 확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현재 말레이시아 대부분의 주가 이슬람 법(샤리아)을 채택하고는 있지만 이혼이나 상속 등의 가족 문제, 그 외 샤리아 법이 금하는 음주나 간통 등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나머지 범죄에 대한 처벌은 연방법에 따르고 있다.

그러나 하디 대표는 연방법을 개정해 샤리아 법정의 권한을 늘리고, 샤리아 법정이 100대의 채찍형 등을 가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PAS가 21석을 확보했던 2013년 총선 이후 이슬람 보수주의가 확연히 부상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는 있지만, 과연 캐스팅 보트를 쥘 만큼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러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PAS의 분열이다. 2015년 PAS는 두개로 쪼개져 더욱 급진적인 이슬람 원리주의 단체인 ‘아마나’가 분리돼 나간 탓에 선거에서도 지지자들의 표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말레이시아의 정치 컨설팅 업체 두 곳은 PAS가 많아야 10석 안팎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나집 총리는 마하티르 모하메드 전 총리를 대전 상대로 맞아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싸움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그래도 여전히 나집 총리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