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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 실향민·시민 기대와 우려…“내고향 약산 진달래 볼 수 있었으면”

[2018 남북정상회담] 실향민·시민 기대와 우려…“내고향 약산 진달래 볼 수 있었으면”

기사승인 2018. 04. 2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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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앞둔 판문점의 긴장은 팽팽<YONHAP NO-4855>
지난 18일 남북 정상이 역사적인 만남을 가질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내 공동 경비구역에서 남측과 북측 병사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연합
“아버지께서 고향인 북녘땅 영변 약산의 진달래꽃을 다시 볼 날을 손꼽아 기다리다가 얼마 전에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2018 남북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 평안북도 영변이 고향인 부친을 둔 한모씨(55)는 한반도에 다시 찾아올 봄을 기대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씨는 “이번 정상회담이 좋은 결실을 맺어 후손들이나마 고향을 찾거나 헤어진 가족들을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북한이 고향이거나 그곳에 가족을 둔 실향민과 이산가족들은 남북관계 개선을 바라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1·4 후퇴 당시 북한에 가족을 남기고 남한으로 넘어온 이산가족 김모씨(82)는 “과거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논의가 잘 이뤄지지 않았지만 최근 남북관계 소식을 접하면서 평소보다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소식이라도 듣고 싶다”고 호소했다.

최모씨(63)는 “6·25 전쟁을 겪은 세대와 실향민 등이 고령화하면서 북한에 대한 애뜻함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시기가 늦어질수록 남북관계 개선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11년 만에 이뤄지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시민들도 역사적인 만남의 순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반도 비핵화와 이산가족 상봉 실현은 물론 더 나아가 평화 통일에 한발짝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염원했다.

자영업자 장성재씨(51)는 “이번 정상회담이 이산가족 상봉의 정기적, 지속화를 통해 진정한 화해모드로 돌아서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화해모드가 선행되고 분위기가 좋아진 상태에서 북한이 완전한 핵포기를 선언해야 이번 정상회담이 의미가 클 것”이라고 전했다.

고등학생 하지훈군(19)은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이 좋은 방향으로 향했으면 좋겠다”며 “이산가족은 물론 북한의 핵문제도 잘 해결해서 평화 통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학생 안희재씨(24)는 “어릴 적 학교에서 매년 통일을 주제로 포스터 그리기, 글짓기 대회를 했던 것이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한반도 평화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맹목적인 진영 논리나 색깔론이 아니라 통일에 보다 생산적인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정주부 박은지씨(35·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가끔 아이들이 북한은 어떤 곳이냐고 묻는데 얘기를 못 해줘서 안타깝다”며 “통일 의식이 부족한 세대로 이번 2018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통일의 중요성을 아이들에게 고취시켜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일부 시민은 아직 북한의 진심이 뭔지 확인이 안된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말고 북한의 도발 여부를 더욱 경계해야 한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미인대회 출신 장모씨(24·여)는 “최근 화해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왠지 모를 찝찝함이 남아있다. 과거 두 번의 정상회담 이후 평화를 약속한 북한은 무력도발을 일으켰다”며 “평화라는 게 듣기엔 좋은 말일지 모르나 이를 달성하는 데는 항상 대가가 따랐음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모씨(61)는 “북한의 핵무기가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압박과 제재를 풀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수시로 약속을 깨온 것처럼 이번에도 북한이 꼼수를 쓰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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