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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시사상식] 분단의 상징 ‘판문점’…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거듭난다

[톡톡! 시사상식] 분단의 상징 ‘판문점’…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거듭난다

기사승인 2018. 04. 25.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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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앞으로 다가온 2018 남북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27일 2018mm 거리를 두고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마주 앉는다. 사진 왼쪽부터 악수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 전 대통령(2000년6월13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노무현 대통령(2007년 10월2일), 남북정상이 만날 판문점 내 군사분계선.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첫 만남을 갖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한 이후 68년간 총칼을 겨눴던 남과 북 정상이 만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지난 2000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7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이전 두 차례 회담과 다른 점은 북한 최고지도자가 사상 처음으로 남녘 땅을 밟는다는 것입니다. 이전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은 모두 평양에서 개최됐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전용기편을 통해 서해 항로를 지나 평양 순안공항에 내려앉았고, 차량을 이용해 북한을 방문한 노 전 대통령은 경의선 도로에서 권양숙 여사와 함께 노란색 페인트로 표시된 군사분계선(MDL)을 걸어서 넘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는 판문점 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건너와 문 대통령과 악수와 인사를 나눈 후 남측 회담장인 평화의 집으로 향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측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는 이번 회담을 위해 평화의 집 내부를 리모델링하는 공사를 했습니다. 공사를 마치고 25일 공개된 평화의 집 내 회담장의 전체 콘셉트는 ‘평화, 새로운 시각’으로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전시됐고 실내 인테리어도 대청마루를 모티브로 전체적으로 한옥 내부 느낌이 나도록 조성했습니다.

판문점은 1951년 10월부터 1953년 7월까지 유엔군과 북한군 사이에 진행됐던 휴전회담을 위해 설치됐습니다. 판문점이란 명칭은 이곳이 설치된 장소인 당시 황해도 개성 널문리 지명에서 유래됐습니다. 당시 널문리에 있던 이름 없는 주막에 천막을 치고 진행하던 휴전회담에 중공군 측이 합류하면서 회담장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자로 쓴 간판을 내걸었는데 이때 붙여진 명칭이 바로 판문점입니다. ‘판문(板門)’이란 회담장이 설치된 지명의 ‘널문’을 한자로 옮긴 것입니다.

남북정상회담 앞둔 판문점의 긴장은 팽팽
남북정상회담을 아흐레 앞둔 지난 18일 남북 정상이 역사적인 만남을 가질 경기도 파주 판문점 내 공동 경비구역에서 남측과 북측 병사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53년 7월 유엔군과 북한군이 정전협정을 체결한 이후 판문점은 남북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날카롭게 대치하는 분단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여러 차례 크고작은 사건사고가 터지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1976년 8월 판문점 인근 공동경비구역(JSA) 내에서 발생했던 북한군의 도끼만행사건입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에는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하는 북한 병사에게 북측 추격병들이 총격을 가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불미스러운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첫 북핵 위기가 불거졌던 1994년 당시 악화된 남북간 대화를 중재하기 위해 방북했던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을 통해 군사분계선을 넘어갔고, 4년 뒤인 1998년 6월 이른바 ‘소떼 방북’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남북화합을 상징하는 의미로 1001마리의 한우를 트럭에 싣고 이곳을 거쳐 북한으로 출발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정전협정 이후 68년 동안 이뤄졌던 각종 남북회담의 개최 장소로서 판문점이 적극 활용됐다는 것입니다. 통일부가 지난 17일 배포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의 ‘남북회담 약사 및 판문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열린 남북회담은 모두 655회로, 이 중 판문점에서 개최된 회담은 절반이 넘는 360회입니다.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6·15 공동선언, 10·4 정상선언 등 굵직굵직한 성과도 모두 판문점에서 개최된 회담에서 이뤄낸 것입니다.

판문점은 크게 7개의 건물로 이뤄져 있습니다. 우선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쪽에는 평화의 집과 자유의 집이, 북쪽에는 통일각과 판문각이 있습니다. 평화의 집과 통일각은 주로 순번에 따라 남쪽과 북쪽에서 번갈아가며 개최되는 남북회담 장소로, 자유의 집과 판문각은 남북간 연락사무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군사분계선 위로는 각각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T1),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과 소회의실(T3)로 사용되는 푸른색 건물 세 채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오전 김 위원장은 T2와 T3 사이의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녘 땅을 밟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정상의 첫 방남뿐 아니라 이번 정상회담이 그간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개최된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통일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개최된 것에 대해 “판문점은 분단과 군사적 대치의 상징이었다”며 “우리는 남북대결의 상징을 평화의 시작으로 바꾸고자 했고, 북한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통일부 측의 설명처럼 ‘분단의 상징에서 평화를 모색하는’ 크나큰 전환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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