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정상회담 하루 앞둔 판문점 | 0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시작한다.남북정상은 27일 오전 판문점 T2(왼쪽)-T3 사이로 군사분계선을 넘고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 앞 군사분계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맞는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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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협상가와 대담한 승부사의 진검승부. 27일 남북정상회담은 이같이 요약된다.
판문점에서 마주 앉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성격부터 화법, 협상 스타일까지 ‘극과 극’이라는 평을 받는다.
특히 협상태도는 회담의 판도까지 바꿀 수 있는 만큼 두 정상의 스타일에 이목이 쏠린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문 대통령을 협상가(negotiator)라고 평가했다.
타임은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을 맞이하고 남북 정상회담에 합의했을 뿐만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을 중재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승부사 기질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핵 도발로 중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가 모두 등을 돌리자,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로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를 사변적인 해로 만들겠다”며 사실상 남북관계 개선을 먼저 요청했다.
정 실장은 “이후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 움직임의 게임 체인저가 됐다”고 분석했다.
두 정상은 협상 방식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문 대통령의 협상방식은 약속에 이은 이행을 중시한다. ‘원칙’을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지난해 7월 베를린 구상을 제시한 이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 북·미 간 거친 설전이 깊어지는 와중에도 대북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또 오랜 기간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던 문 대통령은 매사에 신중하고 꼼꼼하다고 알려졌다. 화를 겉으로 표출하지 않는 성격이다.
조국 민정수석은 문 대통령이 눈을 꿈뻑꿈뻑 감았다 뜨면 그게 화난 상태라고 전했다.
반면 김 위원장의 협상 방식은 벼랑끝 전술로 풀이된다. 대담한 승부사적 기질을 갖고 있다.
지난해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의 ‘말폭탄’은 미국의 북한 폭격설로 비화되기까지 했고 한반도 정세는 급랭했다.
문 대통령의 신중함과는 달리 김 위원장은 솔직하고 파격적인 언행을 자주 보였다.
해외 유학파 출신으로 유연성을 갖췄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김 위원장은 최근 남한의 대북 특사단이 방북했을 때 뚱뚱한 자신의 신체를 다소 비하하는 언급을 해 특사단을 당황케 한 것도 유명하다.
김 위원장은 ‘이제 문 대통령은 잠 잘 주무시라’며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는 없을 것이라 농담하기도 했다.
두 정상의 상반된 협상 방식과 성격, 화법은 회담에서 그대로 드러날 확률이 크다.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통 큰 합의를 이뤄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