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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톡★] 스티븐연, ‘욱일기 논란’ 2차 사과했지만 여전히 ‘욕’먹는 이유

[스타톡톡★] 스티븐연, ‘욱일기 논란’ 2차 사과했지만 여전히 ‘욕’먹는 이유

기사승인 2018. 05. 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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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연 /사진=김현우 기자

 영화배우 스티븐연이 영화 '버닝' 개봉을 앞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스티븐연이 쓴 사과문에서 영문과 한글 버전의 내용이 다른 것을 두고 많은 대중들의 실망이 큰 분위기다.


스티븐연은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욱일기 옷을 입은 소년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른 것을 두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스티븐연은 한글로 된 사과문에서는 "동료의 어린 시절 사진과 관련, 사진 속 상징적 이미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실수를 만들었다. 내 부주의함으로 인해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 나 역시 한국 역사의 참담했던 순간과 관련된 모든 메시지, 이미지를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다. 인터넷상에서의 실수가 저의 모든 생각과 신념을 단정 짓는 것에 큰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문으로 된 사과문에서는 "이번 일은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엄지손가락으로 페이지 넘기기 한 번,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것, 생각 없이 인터넷을 스크롤한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라며 "인터넷 속 세상은 허술하다. 불완전한 플랫폼을 이용해 우리를 표현한다는 점이 슬프다"라고 적었다. 한글 버전과는 완연히 다른 뜻의 사과문이었다. 


논란이 일자 스티븐연은 사과문을 게재한 지 40여 분 만에 글을 삭제했다. 


스티븐연은 영문 사과문에서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기보다 '좋아요'를 누른 실수로 자신을 판단하는 인터넷, 즉 스티븐연을 비판했던 네티즌들의 행동을 그저 '슬프다'라고 표현했다. 자신의 잘못보다 자신이 인터넷 속 실수로 판단되는 게 안타깝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욱일기'가 우리나라에서 가지고 있는 의미를 정확히 파악했다면 스티븐연은 인터넷 속 실수를 강조할 게 아니라 '좋아요'를 누른 그 ‘욱일기 사진’이 왜 잘못된 것인지,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과'를 했어야 했다.


빨간색 원 주위에 욱광(旭光)을 그린 깃발인 욱일기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일본이 사용했던 국기다. 일본 제국 시대에 사용된 일본의 군기이자 현재의 일본 자위대의 기이기도 하다. 욱일기는 일본의 식민 지배나 침략 전쟁의 피해를 입은 국가에서 일본의 제국구의와 군국주의를 상징하기에 금기시되고 있는 만큼 스티븐연이 주의했어야 할 부분이다. 앞서 몇몇의 한국 연예인들도 '욱일기'가 그려진 의상을 착용했다 큰 비난을 받고 사과를 하는 일이 허다했다.


서경덕 교수 역시 스티븐연의 이러한 행동을 지적했다. 그는 13일 자신의 SNS에 ""한국어 사과와 영어로 된 사과가 확연히 다르다"라며 스티븐연의 행동을 지적한 뒤 "한국어로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영어로 된 사과문에서는 '이번 일은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에서) 넘기기 한 번,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것, 생각 없이 스크롤을 움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인터넷 상의 세상은 굉장히 취약하다. 우리를 표출하는데 이런 플랫폼을 쓰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고 했는데 이 같은 글은 자칫 '인터넷 상에서의 실수 한 번으로 사람을 재단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이라면서 꼬집었다.


또한 "이런 글을 올렸다는 것은 아직 제대로 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 지난 10여년간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쳐온 저로서는 이번 영어 사과문은 그야말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그렇다면 자신도 정말 실수였다고, 이번 계기로 욱일기에 대한 뜻을 정확히 알았다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영어 사과문을 진심으로 올렸다면 이렇게까지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스티븐연은 2차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저의 실수, 특히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되는 역사의 상징에 대한 부주의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깊게 영향을 미치는지 배우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팬분들의 걱정스러운 메시지로 인해 이 문제에 대한 저의 무지함을 깨닫게 되었고, 제가 처음에 급하게 올린 사과문이 더 많은 아픔과 실망을 드렸음을 알게 되었습니다"라며 앞서 올린 사과문에 대해서도 다시 사과했다.


스티븐연은 "상처 입은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이번 일이 제게는 중요한 배움의 과정이 되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을 것을 약속 드립니다. 진심으로 사과합니다"라고 전했다.


스티븐연은 오는 17일 영화 '버닝'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 활동을 하던 그는 영화 '옥자'를 시작으로 국내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진짜 국내에서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 이러한 실수를 해서는 안 됐고, 또한 실수를 했다면 제대로 된 반성이 있었어야 했다. 이미 커져버린 실망감을 다시 되돌리긴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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