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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동화책 ‘아빠랑 숨바꼭질하면 안돼!’

[새책] 동화책 ‘아빠랑 숨바꼭질하면 안돼!’

기사승인 2018. 05. 1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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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사랑받는 아빠와 아이의 즐거운 숨바꼭질 이야기를 담은 동화책 ‘아빠랑 숨바꼭질하면 안돼!’가 출간됐다.

아빠랑 숨바꼭질하는 아이는 억울하다. 아빠는 언제나처럼 꼭꼭 숨어 있는 자신을 너무도 잘 찾는다. 이 그림동화에서 특화된 감각은 후각이다. 아빠는 아이에게 나는 냄새를 너무도 잘 맡는다.

가끔 아이들은 불쑥 “엄마 냄새가 좋아”라고 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엄마 냄새가 어떠냐고 물으면 딱히 표현하기 어렵다. 어떤 것은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아름답고 아련하다. 부모들 역시 아이들 냄새를 너무도 잘 안다. 그러나 그걸 표현하라고 하면 적당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안 된다.

엄마 냄새는 강한 흡입력으로 우리를 이끄는 매력이 있다. 그 냄새는 하나로 규정되기 어렵다. 간혹 엄마가 뒤뜰의 텃밭에서 김을 매실 땐 ‘풀 비린내’ 같기도 하고, 부엌의 도마에 밴 구수한 듯 비린 음식 냄새 같기도 하다.

엄마의 가슴에 안기면 맡을 수 있는 그 냄새는 달콤하면서도 비리다. 우리는 기억에도 남아 있을 것 같지 않은 갓난아이 때 엄마 젖을 물며 맡던 젖비린내를 기억하고 있다.

아이에게 나는 사랑 젤리 냄새 역시 아련한 사랑의 냄새다. 우리는 이 사랑의 냄새를 표현하기 어렵다. 그런데 작가는 그 표현하기 어려운 사랑의 냄새를 ‘사랑젤리 냄새’로 솜씨 있게 표현한다.

저자는 아이의 수많은 표정들을 글뿐 아니라 작은 ‘묘사화’에 담아내고 있다. 따듯하게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다. 아이를 바라보는 따듯한 시선이 글과 그림에 그대로 전해진다.

이황석 문화평론가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화자인 마르셀은 과자 마들렌을 통해 유년의 기억을 매개한다”면서 “마들렌이 강력한 기억의 매개체가 되는 이유는 그 냄새에 있다. 기억은 후각을 매개했을 때 강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을 말로 표현하려고 했을 땐 막연하다 못해 막막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엄마가 읽어주면 아이들이 너무도 좋아할 것 같다. 읽는 엄마의 흐뭇한 미소가 떠오른다. 옆에서 듣고 있던 아빠는 슬며시 일어나서 아이를 번쩍 안아 손 비행기를 태우며 이렇게 말할 것 같다. “아빠랑 숨바꼭질할래?”라고 덧붙였다.

독일 베를린 국립 종합 예술대학을 졸업한 저자 조상미는 사랑하는 가족과 고양이 토토·토리와 함께 살며 동화책을 만들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론 ‘토토리토모와 마법 지팡이(글·그림)’, ‘선생님, 선생님(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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