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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북관계 숨고르기…문 대통령에 ‘북·미 중재자 역할’ 촉구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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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북관계 숨고르기…문 대통령에 ‘북·미 중재자 역할’ 촉구 메시지

허고운 기자 | 기사승인 2018. 05. 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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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입장 변화 겨냥한 압박 카드
안개 가득한 통일대교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한 16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이 안개비에 휩싸여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이 계획된 16일 남측에는 돌연 ‘무기 연기’를 일방 통보하고, 미국에는 “일방적 핵포기를 강요하면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본격적인 비핵화를 위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북핵 폐기에 대해서는 연일 강경 메시지를 쏟으면서도 북한이 그 대가로 원하는 체제보장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으로도 풀이된다.

북한은 전날 남측에 고위급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안한지 15시간여 만이며 회담 개최 10시간도 남지 않은 이날 오전 0시 30분 한·미 공군의 연합 공중훈련인 ‘맥스선더’를 문제 삼아 회담을 무기 연기한다고 일방 통보했다. 고위급회담 대표단 명단도 먼저 보내오며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다 태도를 급선회한 것이다.

북한이 군사훈련이나 남측 언론 보도, 일부 인사의 발언 등을 문제 삼아 회담 직전 연기하거나 취소한 일은 잦았다. 이는 중요한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압박 전술로 볼 수 있다. 판문점 선언에 ‘5월 중 개최’가 적시된 장성급회담과 8·15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 등의 협의를 기대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협상력 제고 위한 전방위 압박 카드

북한이 미국의 낮 시간을 감안해 남북고위급회담 전격 연기를 통보한 것은 사실상 미국 정부를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맥스선더는 2009년부터 연례적으로 실시됐고, 올해 훈련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진행하기 때문에 고위급회담 일방 취소의 명분은 약하다. 다만 한·미 연합훈련이라는 점에서 ‘핵·미사일·생화학무기 완전폐기’, ‘리비아식 핵포기’를 언급하는 미국을 향한 강한 불만 메시지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입을 통해서도 이런 의도를 분명히 했다. 김 제1부상은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갖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 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미국을 세게 압박했다.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화한 이후 북측에서 ‘재고려’ 언급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또 김 제1부상은 “우리는 이미 조선반도 비핵화 용의를 표명했고 이를 위해서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 공갈을 끝내는 것이 그 선결조건으로 된다는 데 대해 수차에 걸쳐 천명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체제보장과 관련된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침묵한 채 선 핵폐기를 조건으로 민간 투자나 지원 등 경제 문제를 주로 이야기하는 데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남북관계 숨고르고 한·미 정상회담 ‘남측 중재 역할’ 촉구

북한으로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숨 가쁘게 진행되던 남북관계 속도 조절을 하는 동시에 22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남측이 미국에 중재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북한이 다음달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 제1부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 관계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갖고 조·미 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입장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공세적 측면이 강하다. 과도한 강경 모드를 구사하다 미국과의 협상이 깨질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제재·압박 기류가 형성될 경우 받을 타격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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