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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 품에 안긴 유진로봇…목표는 5년 내 3000억 매출

밀레 품에 안긴 유진로봇…목표는 5년 내 3000억 매출

기사승인 2018. 05. 1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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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진로봇 신경철 회장 (1)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가 17일 송도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제공=유진로봇
“20여년을 로봇기업으로 성장하며 로봇만 가지고는 (시장개척에) 어려움이 있었다. 많은 투자제안을 받았지만 국내 기업들과 과연 방향이 맞을까 고민했다. 이 중 밀레와 기업가치관이 맞았고, 7-10년간 경영권을 보장받으며 협업해 나갈 것이다”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는 17일 송도국제도시에 자리한 유진로봇의 신사옥 준공 기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국내 1세대 로봇기업으로 성장해 온 유진로봇의 첫 간담회다. 유진로봇은 서울대 기계설계학을 전공한 신경철 대표의 지휘 아래 ‘사람의 삶의 질을 높이는 로봇’을 연구해왔다. 연구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로 2004년 국내 최초 홈로봇 ‘아이로비’를 선보였으며, 청소로봇을 비롯해 물류·연구·실버케어 로봇 등을 개발했다. 특허권만 230여개에 달한다.

창립 30주년이라는 업력에 비해 600억원대 매출액은 약소해보일 수 있지만, 매년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국내 로봇전문 기업으로 입지를 다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독일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로부터의 투자는 깜짝 뉴스였다. 밀레는 유상증자에 520억원을 투자하며, 유진로봇의 지분 51%를 획득해 대주주로 등극했다. 사실상 토종기업이 외산기업에 팔렸다는 의견이 업계에 팽배했다.

신 대표는 “로봇기술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보다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상대)기업의 가치관이 중요했다”며 “여기에는 중소기업에게 열악한 국내 (경영)환경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유진로봇은 밀레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2014년부터 시작된 밀레의 투자로 송도 국제도시의 입주 요건인 ‘외자 투자유치’를 충족시켰고, 가전·의료·물류 등 밀레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 시장을 확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의 고용증대 효과도 예상된다. 유진로봇은 신사옥 이전으로 20%의 인력을 충원했다.

신 대표는 “물류·의료·가정 등 모든 분야로의 로봇기술을 하나의 기업이 담당하는 것은 무리”라며 “밀레를 비롯해 각 산업의 리딩기업들과 협력해 우리의 기술을 나누고 그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매년 50%의 매출성장을 이뤄 5년 후 3000억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그간 갈고 닦아 온 △스테레오 카메라를 통한 위치인식 기술 ‘D-슬램’ △3차원 인식기술 ‘3D라이다’ △로봇과 주변장치를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로콘’ △다중로봇 제어 기술 ‘FMS’ 등 핵심기술을 발판으로 시장확대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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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로봇의 송도 신사옥 1층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를 배달해주는 고카트./제공=유진로봇
주력 타깃은 물류 로봇 시장. 유진로봇은 상용화가 진행되고 있는 물류 배송 로봇 ‘고카트’에 승부수를 건다. 현재 을지대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는 고카트는 무선 네트워크·레일 등 별도 장비가 없이도 물류 배송 기능을 수행한다. 유진로봇의 핵심 기술인 스테레오 카메라를 통한 위치 인식으로, 인구 이동이 많은 병원·호텔·공항에서도 안전한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유진로봇 관계자는 “의료업계를 비롯해 국내 시장은 제품의 상용까지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야 한다”며 “국내에서도 협의중에 있지만 주로 미국과 유럽시장의 업체들과 협의해 제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 시장인 가정용 청소로봇 사업의 확장도 노린다. 특히 가전 브랜드로 공고한 입지를 다진 밀레로부터 ODM형식으로 제품을 공급한다. 청소로봇 스카우트 RX-2를 비롯한 신제품 출시에 노력할 예정이다. 정교함을 위해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생산라인도 현행 1만대 수준에서 3만대로 증설하고, 가정뿐 아니라 빌딩 등에 적용될 수 있는 용량의 제품도 개발한다.

신 대표는 “송도 사옥으로 이전하며 연구개발을 비롯해 기술·영업·생산 과정에서 신속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했다”며 “다양한 품종의 로봇을 동시에 생산하고 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바탕으로 성장해 국내 로봇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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