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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문 릴레이’ 참여한 현대차…이원희 사장 “지배구조 개편 지지해달라”

‘호소문 릴레이’ 참여한 현대차…이원희 사장 “지배구조 개편 지지해달라”

기사승인 2018. 05. 1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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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이원희 사장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구조를 확립하고 주주친화적 기업으로 변화하겠습니다. 현대자동차 주주와 관계자분들께서는 당사의 ‘진정성’과 ‘절박성’을 널리 헤아려 주십시오.”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사진>은 17일 주주들을 대상으로 입장문을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이 사장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은 완성차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며 “본 지배구조 개편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지지하고 지켜봐 주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3월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이어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루이스가 잇따라 반대의견을 표명하면서 그룹의 주요 계열사 대표들이 연일 호소문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첫 단추인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간 분할합병안에 대한 당위성을 설득하고 ‘반대’ 의견이 타 주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임영득 현대모비스 대표는 지난 16일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은 모비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이달 29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안에 찬성해달라”고 밝혔다. 같은날 현대차그룹 역시 ISS가 분할합병 반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해외 자문사로서 순환출자와 일감 몰아주기 규제,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의견을 제시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반박했다.

이 사장은 현대차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비스가 자율주행·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기술에 집중하고 글로비스가 자동차 사업 전반을 지원한다면 현대차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구상이다. 특히 순환출자 등 논란 해소로 추가적인 사업 개편을 위한 밑바탕을 마련하고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사장은 “지배구조 개편이 완료되면 현대차그룹의 4개 순환출자 고리가 완전히 해소되고 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이어지는 수직적 출자구조가 확립된다”며 “순환출자 해소·투명한 소유구조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기대에 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는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맞춰 의사결정 구조를 투명화하는 경영구조 개편을 계획 중”이라면서 “이사회가 독립적·개방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사회 구성원의 전문성·다양성을 높여 집단지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선진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사장은 주주친화정책과 관련해 “업계 후발주자였던 현대차는 단기간 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익의 많은 부분을 연구개발·설비투자에 투입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그 과실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고 소통을 강화해 주주친화적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의 이 같은 행보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연금을 설득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기도 하다. 현대차그룹 측의 우호 지분은 30.2%로 현대모비스 지분 48%가량을 보유한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대로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은 현대모비스 지분 9.8%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분할합병안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안이 통과되려면 의결권 있는 지분의 3분의 1 이상이 참석하고 3분의 2 이상(참석률 기준)이 안건에 찬성해야 한다. 산술적으로 외국인 주주가 전부 참석해 반대표를 던질 경우 안건이 부결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의 운명을 가를 국민연금의 선택은 외부 민간 전문가들에 의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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