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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경기 둔화 신호…신흥국 리스크도 ‘고조’

불안한 경기 둔화 신호…신흥국 리스크도 ‘고조’

기사승인 2018. 05. 18.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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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해오고 있지만 앞으로 낙관하기 어렵다.” 지난 17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신임 금융통화위원 취임식에서 나온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다. 이 총재는 이날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이로 인한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 등을 거론하며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 이를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등 경기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대내외 경제 여건은 곳곳에서 경기 둔화를 비우호적 환경이 지속되고 있어 불안감을 키운다. 대표적인 예가 고용동향이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취업자수는 2686만8000명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2만3000명 늘어났지만, 취업자수 증가 폭은 지난 2월 이후 10만명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취업자수 증가 폭이 석달 연속 10만명대에 머문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고용 관련 지표가 부진한 가운데, 하반기 경기 둔화를 예고하는 대외 환경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가운데,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은 잔액 기준 코피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전일 대비 0.02%포인트 인상했다.

전문가들도 시장금리 상승세를 주목하고 나섰다. 금리 상승 기조가 우리 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임혜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태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임에도 크게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던 이유는 시장금리가 하향안정화되어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며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가계 부담 확대와 소비여력 축소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신흥국의 금융불안도 언제 튈 지 모를 불똥이다. 지난해까지 세계 경기 회복세를 이끌었던 신흥국 통화는 올해 들어 약세로 반전하며 글로벌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미 3%를 넘어섰다. 달러화 강세와 세계 경제 둔화 신호가 몇몇 취약 신흥국의 통화가치 하락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달러 대비 17% 평가절하됐던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올 들어서도 26% 평가절하되며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4월 이후 리라화 약세가 가팔라진 터키는 환율 관리 상한선을 55%에서 45%로 하향 조정하고 나섰지만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한국과 중국 등 동북아시아의 수출 주도 신흥국은 견조한 글로벌 교역량 덕에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다. 대신증권은 18일 신흥국 통화 분석 리포트를 통해 “미국 경제를 제외하면 글로벌 경제는 지난해보다 둔화된 성장 속도를 보일 전망”이라며 “위기의 전조라는 해석은 과도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는 위험 선호를 떨어뜨려 신흥국에 불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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