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협회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 반대… 역차별·KT독과점 가능성”

17일 서울 충정로 협회 본사에서 열린 기자스터디에서 한상혁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국장이 합산규제 관련 주요 이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제공=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케이블TV방송업계가 다음달 말 일몰을 앞둔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합산규제에 대해 일몰 ‘반대’를 주장했다. 업계는 합산규제 일몰 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케이블TV) 및 IPTV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이 생기며 KT 독과점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내용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한상혁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미디어국장은 17일 서울 충정로 협회 본사에서 열린 기자스터디에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합산규제가 일몰되면 오히려 SO나 IPTV는 점유율 3분의1 규제가 여전히 존재하는 반면 위성방송(KT)만 빠지게 돼 역차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합산규제는 KT의 IPTV가입자와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를 합산해 3분의1을 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장치이다. 2015년 입법 당시 합산규제 연장 여부는 일몰 전 재검토하기로 합의했지만 현재 국회 파행 상황 등에 의해 재검토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다음달 27일 합산규제는 일몰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별도의 제약 없이 가입자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게 된다.

반면 합산규제 도입 당시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규제를 신설한 게 아니라 SO와 IPTV에만 적용하던 규제에 위성방송을 포함시켜 전체 유료방송시장으로 획정한 만큼 KT를 제외한 다른 사업자들에겐 해당 규제가 그대로 유지돼 역차별이라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한 국장은 “합산규제가 일몰되면 KT만 입법 미비 상태로 공격적인 마케팅 및 점유율 확보가 가능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유료방송시장 점유율(지난해 하반기 기준)에 따르면 KT 가입자 수는 633만9759명(20.21%)으로 1위를 기록, SK브로드밴드 428만3228명(13.65%), CJ헬로 410만8644명(13.10%), LG유플러스 341만5855명(10.89%) 등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여기에 KT스카이라이프 323만9322명(10.33%)을 합하는 경우 총 가입자 수는 957만9081명(30.54%)에 달한다.

한 국장은 합산규제 일몰을 해야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된다는 일몰 찬성 측 의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최근 점유율 발표를 살펴보면 KT를 제외한 모든 사업자들은 SO를 한 개 더 인수해도 될 정도로 시장점유율에 여유가 남는다”며 “합산규제 일몰과 M&A 이슈는 무관하며, 오히려 일몰 시 (KT가) 사업자 독과점 체제로 전환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국장은 해외에도 여러 규제가 존재한다며 미국·영국 등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방송이 추구하는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국가마다 가입자 점유율 규제는 보편적으로 존재한다”며 “미국 정부는 2015년 1위 사업자(Comcast)가 2위 사업자(Time Warner Cable)를 인수합병할 때 독점 문제로 반대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우 2003년 커뮤니케이션법을 통해 전국 일간지 시장 점유율 20%를 넘는 사업자가 지상파 면허보유 사업자의 지분 20%소유를 금지했다.

17일 서울 충정로 협회 본사에서 열린 기자스터디에서 한상혁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국장이 합산규제 관련 주요 이슈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제공=한국케이블TV방송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