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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회장, 신사업 집념·끈기의 승부사…세계 최고의 기업 만들다

구본무 회장, 신사업 집념·끈기의 승부사…세계 최고의 기업 만들다

기사승인 2018. 05. 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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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서 첫 근무…20년 만에 회장 취임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이차전지 개척
마곡 LG사이언스파크로 R&D 새 장
국내 대기업 최초 지주회사 체제로
투명한 경영…재계 모범사례로 남아
빈소사진
구본무 LG 회장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빈소 모습. 오른쪽은 구광모 LG전자 상무. /제공=LG
“LG의 미래는 연구개발 성과에 달려 있고 그 성과는 세계시장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2002년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그룹 연구개발 현황 보고회에서 연구개발(R&D)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리고 올해 서울 강서구 마곡에는 여의도 3분의 1면적의 사이언스파크가 개관했다. 재계는 LG의 사이언스 파크를 한국 R&D 산업이 새 국면을 맞는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정작 이 시대를 도래하게 한 장본인은 함께하지 못했다.

구 회장은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집념의 승부사’였다. 때로는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과감한 지휘자’였다. 목표를 세우면 과정이 어렵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겠다는 게 그의 경영 철학이었다. 그 과정에서 의미있는 실패는 오히려 격려하겠다며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운 것도 그의 역할이었다.

◇럭키에서 첫 근무, 20여년간 실무 경험

구 회장은 1945년 경상남도 진양군 지수면에서 구자경 명예회장과 하정임 여사 사이에 4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구 회장은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재학 중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병장으로 만기전역했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 애쉬랜드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클리블랜드 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구 회장은 1975년 럭키(현 LG화학) 심사과 과장으로 입사해 첫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영업·심사·수출·기획 업무 등을 거치면서 20여 년간 실무경험을 쌓았다. 이는 오너 일가라 하더라도 철저한 경영수업을 통해 실무 능력을 검증 받는 기간을 거쳐야 한다는 LG가(家)전통을 따른 것이다.

◇1995년 50세에 3대 회장 취임

구 회장은 1995년 50세에 LG 3대 회장에 취임했다. 구 명예회장이 추진해온 경영혁신의 마지막 단계로, 젊고 도전적인 경영진이 필요하다는 결심에 따라 이뤄진 국내 대기업 최초의 무고(無故) 승계였다.

당시 구씨와 허씨 가문의 원로 경영진들도 구 명예회장의 뜻에 동감하며 동반 은퇴를 결단함으로써 구 회장을 비롯한 젊은 경영진이 독자적이고 소신 있는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 “2000억 적자는 문제 아냐…포기 말고 계속 연구하라”

구 회장은 90년대 초반 당시 국내에서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이차 전지 사업에 과감히 뛰어들어 20년 넘게 끈기 있게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했다.

1992년 당시 부회장이었던 구 회장은 이차 전지 샘플을 직접 가져와 당시 계열사였던 럭키금속에 이를 연구하도록 했고, 1996년에는 전지 연구조직을 LG화학으로 이전해 연구를 계속 진행하도록 했다.

하지만 90년대부터 수년간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회사 안팎 여기저기서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했다.

2005년 이차 전지 사업이 20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을 때도 “끈질기게 하다 보면 꼭 성과가 나올 것”이라며 임직원들을 다독인 것도 그였다.

그 결과 LG화학은 수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마침내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배터리를 개발한 데 이어 중대형배터리 분야를 적극 개척했다.

◇1996년 통신사업 진출

구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1996년 개인이동통신사업(PCS)으로의 진출을 선언했다. 미래 정보화시대의 통신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업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기존 3G보다 5배 빠른 4G LTE 시대가 도래했을 때 LG유플러스는 당초 3년 계획이었던 LTE 전국망 구축을 단 9개월 만에 끝내고 완성도 높은 품질의 LTE 서비스를 시작했다.

◇재계 모범 사례 만든 지주사 전환 체제

LG는 2003년 국내 대기업 최초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 사례는 현재까지도 재계에서 투명한 경영의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

당시 구 회장은 외환위기와 같은 위기 상황을 효과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계열사간 거미줄처럼 얽힌 순환출자로 인해 한 기업의 어려움이 다른 기업으로 확산되는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구 회장은 지주사 체제 전환을 마무리한 후 CEO들과의 릴레이 미팅에서 “앞으로는 이전보다 더 적극적인 책임경영으로 자기 사업에만 매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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