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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근로시간 단축, 핵심은 ‘업무 생산성 향상’이다

[칼럼] 근로시간 단축, 핵심은 ‘업무 생산성 향상’이다

기사승인 2018. 05. 2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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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진 이마트 인사담당 급여후생팀장
이택진 이마트 인사담당 급여후생팀장
오는 7월부터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하는 근로시간 단축제도가 시행된다. 제도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각 기업들마다 준비가 한창이다.

신세계그룹은 주 52시간 제도 도입에 앞서 올해 1월부터 9 to 5, 주 35시간 근무제를 선제적으로 시행 중이다. 근로시간 단축의 핵심은 ‘업무 생산성 향상’에 있다고 보고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 개선과 제도를 도입해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카테고리 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시행 이후 상품 입고 업무 소요시간이 평균 5시간에서 2.5시간을 줄었다. 이마트 용인 죽전점은 상품 진열대에 붙인 종이 가격표를 ‘전자 가격 표시기’로 바꿔 하루 2시간 정도 걸리던 작업을 아예 없앴고, 즉석조리 코너도 김밥 생산을 돕는 ‘자동김밥 성형기’도 새롭게 도입해 기존 업무시간이 3분의 1을 줄었다.

신세계 백화점은 EDI(Electronic Document Interface) 전자 문서시스템을 개편했다. 협력사가 시스템에 문서를 업로드하면 자동으로 해당 상품 정보가 정산 등록되는데, 시즌별 상품 가격을 직접 등록할 필요가 없어서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

이 같은 시스템 개선 뿐 아니라 업무 집중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제도들도 시행해 운영 중이다.

먼저 PC 셧 다운제를 도입해 모든 임직원들의 컴퓨터가 근무시간 이후에는 종료되도록 했다. 5시 이후 연장 근무를 위해서는 명확한 사유와 함께 임원·부서장의 사전 결재가 필요하고, 연장이 잦으면 해당 임원에게는 페널티를 부여하는 정책도 함께 시행하고 있어 야근율이 기존 32%에서 1%로 줄었다.

회의와 보고체계 또한 간소화했다. 신세계는 기존 회의 1건 당 회의시간이 3~4시간이었지만, 주 35시간 제도 도입 후 1시간으로 단축했다. 보고는 구두·메모·유선 방식을 최대한 활용한다. 이마트는 평균 주 3회, 2시간 진행했던 회의를 현재 주 1.5회, 1시간으로 절반 수준으로 단축했다.

본사 부서별로 업무 우선순위를 정해 불필요한 하위 업무를 스크랩하는 작업도 동시에 중이며, 임원 보고 시 사내 인트라넷에 공개된 임원 스케줄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업무진행 속도가 높아졌다.

지난 3월부터는 이마트 본사 유연근무제도 추가로 도입했다. 해외 업무나 대외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와 업무 집중 시기가 명확한 재무부서 등 업무 특성상 제도 적용에 어려움이 있는 부서를 고려한 제도다.

8 to 4, 10 to 6를 적용할 수 있는 시차출근제와 주 35시간 초과근로가 예상될 경우 1개월이내 평균으로 일 7H, 주 35H 근로시간 유지범위에서 근로시간을 초과 및 단축할 수 있는 ±35시간 근무제를 추가로 도입했다.

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3월 주 35시간 근무가 원활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신 기업문화 TF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신 기업문화 TF팀’은 ‘현장의 목소리로부터 회사의 기업문화를 만든다’라는 취지로 점포·본사의 다양한 직급의 사원들로 구성됐고, 이들은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그 의견들을 토대로 현장에 필요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이 같이 시스템 개선과 업무 집중도를 높이는 제도 도입을 통해 주 35시간 근무제를 성공적으로 운영중이다.

또 생산성 혁신 노력으로 신세계그룹 임직원들은 ‘저녁 있는 삶’을 함께 즐기고 있다. 5시 퇴근 이후 직원들은 자신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거나 가족과 함께 저녁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이마트 사내 피트니스 이용자 수는 일 140명에서 200명 이상으로 크게 증가했고, 사내 어린이집 퇴소 시간도 지난해 12월까지는 정원의 20%가 오후 7시까지 남아있었지만 9 to 5 도입 후에는 6시 전에 모두 퇴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글로벌 선진국들은 일하는 시간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측면은 훨씬 높다고 한다. 업무문화를 개선해 생산성과 워라밸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려는 노력은 이제 현재진행형이 됐다./이택진 이마트 인사담당 급여후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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