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풍계리 폐기’ 띄우기…“남조선·국제사회서 찬탄의 목소리”

외신 방북 속 행사계획 간접 재확인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를 위해 국제기자단을 태울 고려항공 편명(JS622)이 22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 전광판에 올라와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취재할 외신 기자단이 방북길에 오른 22일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핵실험장 폐기의 의미를 부각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조선 외무성 공보를 세계 언론들 보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각국 언론들이 북한의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 내용을 보도한 사실을 전했다.

외무성은 당시 공보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23~25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외무성 공보 내용을 보도한 미국·영국·일본·프랑스 등 각국의 언론사 이름을 거론했고, 중국 신화통신과 러시아 타스통신의 관련 보도 내용은 구체적으로 인용했다.

또 핵실험장 폐기 결정에 대한 유엔 사무총장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환영·지지 입장도 소개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죽어도 버리지 못할 대결악습’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해 “남조선 각계와 국제사회는 찬탄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또 “돌이켜보면 역사적으로 북남관계에서는 우리의 주동적인 조치에 의해 대화와 협력의 좋은 계기들이 여러차례나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북한 매체들의 이런 언급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계획을 간접적으로 재확인하며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남측 기자단을 제외한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기자단은 중국 베이징에서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원산으로 향했다.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23~25일 ‘일기 조건’을 고려하며 진행할 것이라고 밝혀 행사가 실제로 언제 치러질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기상청은 22일 북한 지역에 대한 일기예보에서 이날 낮에 서쪽 지방부터 비가 시작돼 밤에 전 지역으로 확대되겠으나, 23일 새벽까지 내린 뒤 맑아지겠다고 전했다. 24일에도 대체로 맑겠다고 기상청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