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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나타카 주’ 내준 모디, 농촌지원예산 상향 압박…재정적자 심화될 듯

‘카르나타카 주’ 내준 모디, 농촌지원예산 상향 압박…재정적자 심화될 듯

기사승인 2018. 05. 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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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n President ... <YONHAP NO-
사진출처=/타스, 연합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카르나타카 주 선거에서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그가 소속된 여당 인도인민당(BJP)은 시골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정부에 예산 지출을 늘리라는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아시아 최대 규모인 재정 적자를 줄여보려는 인도 정부의 노력은 후퇴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통신의 2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 있었던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 주의회 선거에서 BJP는 전체 222석 가운데 104석을 차지해 지역 내 제1당이 됐지만 과반수 확보에는 실패했다. 전체 222석 가운데 BJP는 104석, 인도 국민의회(INC)은 78석, 지역 정당 자나타달-세큘러(JDS)는 37석을 얻었다.

선거 결과 발표 직후 INC는 재빨리 JDS와 손을 잡고 연정을 선언했다. 이들이 연합하면 115석으로 과반수 의석 확보가 가능하다. BJP는 결국 선거에서 승리하고도 INC-JDS 연정에 주 정부를 내주게 됐다.

인도의 시골 지역은 13억 인구 가운데 68%가 거주하고 있으며, 따라서 핵심 선거권을 형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모디 총리는 2022년까지 시골 지역의 삶의 질을 높이고 농민들의 소득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점점 더 많은 주들이 농장 대출금을 탕감해 주겠다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카르나타카 주의회 선거 이전부터도 인도 연방정부의 예산은 이미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지난 2월 인도 정부는 2018~19 회계연도(2018년 4월 1일~2019년 3월 31일) 재정적자 목표치를 기존 국내총생산(GDP)의 3%에서 3.3%로 확대 제시했다.

미국의 이란핵협정 탈퇴 등의 여파로 유가가 급등 중인데다 올해 인도 루피화의 가치가 달러 대비 6% 이상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인도의 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인도 코탁증권의 수보딥 라크싯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카르나타카 선거가 불확실성의 또다른 원천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개 선거를 앞둔 직전 년도에는 재정적자 확대의 리스크가 있기 마련이지만, 유가 상승으로 인해 상황이 더욱 좋지 못하다면서 올해 인도 정부의 재정적자가 GDP의 3.5%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재정적자 확대와 가파른 물가상승률, 신흥국 시장 자산의 전세계적 매도 행렬 등으로 인해 인도 국채는 올해 최악의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초부터 거의 50bp(1bp=0.01%포인트) 상승한 7.83%를 기록하고 있다. 국채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프란줄 반다리 HSBC홀딩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선거 압력으로 인해 인도 정부가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유가(펌프 프라이스)를 인상하기 보다는 소비세를 줄이는 방안을 택할 것으로 보여 재정적자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녀는 글로벌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인도 정부의 재정적자는 GDP의 0.3%씩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기관인 CLSA 인도 지사의 마헤시 난두르카 애널리스트는 “인도의 중앙·주 정부의 스탠스가 좀 더 농촌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면서 “선심성 정책으로 거시적으로는 더욱 재정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지난 4년간 농촌 지역의 임금 상승률이 4~6%에 그친 점을 감안할 때 정부의 농촌 지원은 필요하긴 하다”고 밝혔다.

최근 인도 중앙은행(RBI)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시골 지역 임금 상승률은 4년간 점차 속도가 줄고 있다. 2014-15년과 2015-16년 연속으로 가뭄이 이어진데다, 농촌 지역의 비(非)농민 노동력을 흡수해왔던 건설 붐이 사그라든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인도 당국은 재정적자를 억제하면서도 농민들을 위한 예산 지출을 늘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인도 국책경제연구기관(ICRIER)의 아쇼크 굴라티 교수는 “농민들의 수입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모디 총리의 공약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는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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