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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법 복잡해진 현대차그룹…주주 마음 돌릴 방안은?

셈법 복잡해진 현대차그룹…주주 마음 돌릴 방안은?

기사승인 2018. 05. 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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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글로비스 간 합병비율 조정이 필수
현대모비스 분할 상장 후 합병안도 거론
자사주 소각·배당확대 등 주주친화책 나올 듯
현대차그룹-지배구조-개편안
현대자동차 그룹이 2년간 준비해오던 지배구조 개편안이 결국 무산됐다. 미국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과 의결권 자문사들의 잇따른 합병 반대 의견 때문이다. 당초 이달 29일로 예정돼 있던 주주총회가 취소되면서 현대차그룹은 기존 방안을 보완·개선해 지배구조 개편을 새롭게 추진할 계획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계획을 철회하고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현대차그룹은 추후 수정된 계획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등 큰 틀에서의 변화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에 지배회사 체제와 현대글로비스·모비스를 활용한다는 부문은 유지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합병비율을 조정하거나 주주환원정책을 보강하는 등의 보완책을 내놓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데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인다.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의 첫 단추다. 현대모비스의 모듈·AS 부문을 쪼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 후 지분매매·교환 등을 통해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나선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이 기존 개편안을 철회한 이유는 지배구조 개편안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계 펀드와 의결권 자문사에 이어 마지막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마저 반대의견을 내놓으면서 현대모비스의 지분 9.8%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찬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기존 현대자동차가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엘리엇과 의결권 자문사들이 반대한 주요 이유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비율’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이 3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직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도 합병비율 산정 방법에 대한 질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기존 합병안에서 모비스의 분할 부문과 글로비스의 합병비율이 6대4로 산출된 데 대해 모비스의 분할부분이 너무 저평가됐다는 주장이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23.29%를 보유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합병비율이 산정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합병비율을 조정하거나 현대모비스를 우선 인적분할하고 분할법인을 상장한 뒤 합병하는 안을 해결책으로 내놓고 있다. 현대모비스를 두 회사로 분할한 뒤 증권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을 재추진할 경우 분할비율과 관련한 논란을 차단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합병비율을 조정하거나, 인적분할 후 합병 등을 추진하게 되면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율이 하락할 수 있다. 일각에서 자사주를 추가로 소각하거나 배당을 확대하는 등 주주친화 방안이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될 것이라 예상하는 배경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올해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데드라인으로 정한 만큼 현대차 입장에서는 촉박한 시간내에 순환출조 구조를 해소하는 동시에 주주들도 만족할 수 있는 복잡한 셈법을 해야하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번 구조 개편안을 철회하면서 여러 주주 및 시장과 소통이 부족했음을 절감했다”며 “주주들과 시장에서의 비판 의견을 비롯한 다양한 견해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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