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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5월 기준금리 동결…6개월째 1.50% 유지(종합)

한은, 5월 기준금리 동결…6개월째 1.50% 유지(종합)

기사승인 2018. 05. 2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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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봉 두드리는 이주열 총재<YONHAP NO-309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려 개의하고 있다. /제공 = 연합
한국은행이 6개월째 기준금리를 현행 1.50% 수준으로 동결했다. 한·미 간 금리 역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저물가, 가계부채 등 대내외 환경이 한은의 운신 폭을 좁혔기 때문이다. 다만 추가 인상의 불씨는 남아있어 시장의 눈은 ‘소수의견’ 출현 시기에 집중되고 있다.

한은은 24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어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지난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6년5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올 들어 4번째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금리는 6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앞서 시장 전문가들도 이달 금리동결을 전망한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93%가 금리동결, 7%가 금리인상을 예상해 대체적으로 이달 금리 동결이 유력하다고 답했다. 실물경제지표가 부진하고 신흥국의 금융불안 등이 이유로 지목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달 금통위를 일주일 앞둔 지난 17일 “대내외 여건이 만만치 않아 앞으로 경제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진단한 바 있다.

실제로 실물경제지표는 여전히 좋지 않다. 전날 한은이 발표한 ‘2018년 1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과 카드사와 백화점 등 판매신용액을 합산한 가계 빚은 잔액이 1468조원을 돌파했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3년 만에 최저치인 8.0%지만, 주담대 중심으로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자금대출과 주택 관련 자금 수요로 기타대출은 늘었다. 주담대보다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이자가 더 높은 점을 감안하면 ‘풍선효과’란 지적이 나온다. 가계부채의 질이 나빠졌다는 얘기다.

저물가 기조도 여전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인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 들어 1월 1.1%, 2월 1.2%, 3월 1.3%, 4월 1.4% 등으로 상승세지만 한은의 중기적 목표치인 2%에는 여전히 못미친다. 이달 9일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를 주재했던 조동철 한은 금통위원도 “현재 물가상승률 1.4%는 낮은 수준”이라며 “물가가 낮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대외적으론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우려가 지속돼 불안감을 키운다. 우리 경제를 견인해온 수출이 미국과 중국의 통상 마찰 확대로 타격을 입는다면 성장 모멘텀이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 1·2위 국가인 중국과 미국의 의존도가 무려 40%에 달해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불안한 대내외 여건에 한은이 금리를 6개월째 동결했어도 금리인상 기대감이 지속되는 이유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리역전이 꼽힌다. 한·미 간 금리가 역전된 상황이 지속된다면 자본유출 확대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시장의 예상대로 내달 금리를 올리게 되면 정책금리 격차는 0.5%포인트로 확대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3년간 미국이 7여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여 한은도 현행 수준의 금리를 고집할 순 없다.

아울러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금융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도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기존 차주들의 대출이자와 상환 부담이 커지긴 하지만 신규대출 집행시 신중해지며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늦추는 효과도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시장에 충분한 시그널을 준 뒤 하반기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예측이다. 지난해 6월 이 총재가 금리인상 깜빡이를 켠 뒤 시장에 지속적으로 신호를 보내다 11월에 금리를 올린 점을 감안하면 소수의견 출현 시기에 시장의 눈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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