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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2호 NH투자증권…조직개편 통해 신사업 승부수

‘발행어음’ 2호 NH투자증권…조직개편 통해 신사업 승부수

기사승인 2018. 05.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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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이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코앞에 두고 있다. 23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안건을 통과시켰다. 오는 30일 금융위 정례회의의 최종 의결 절차가 남아 있지만, 사실상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국내 발행어음 2호 사업자가 될 전망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4조7860억원 수준이다. 현행법상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만기 1년 이내 어음을 자기자본의 2배까지 조달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최대 9조6000억원까지 발행 가능하다.

30일 금융위 의결이 끝나면 곧장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미 지난해 6월부터 9명의 인력으로 구성된 전략투자운용부를 신설해 발행어음 사업 준비를 전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의 상위 조직인 전략투자본부는 자기자본 투자를 맡은 PI부와 투자자산관리부, 전략투자운용부 등 3개 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기존 PI 사업과 신규사업인 발행어음을 연계하는 시너지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5월에는 기업분석부장으로 일하던 송재학 이사<사진>를 새로이 전략투자본부장으로 선임하면서 조직 강화에 마침표를 찍었다. 송 본부장은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을 거친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2000년대 초부터 운송·조선 부문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 타이틀을 놓치지 않았고, FICC(채권·외환·상품) 센터장도 역임해 현업은 물론 금리와 환율 등 투자전략 전반을 아우르는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애널리스트 시절부터 쌓아온 탄탄한 업계 네트워크는 조달금액의 50% 이상을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하는 발행어음 사업에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연말까지 1조5000억원 수준의 발행어음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미 한국투자증권이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무리한 사업 확대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내실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발행금리는 한국투자증권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업계는 한투와 NH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영업전략에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투는 시중은행 정기예금보다 무조건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영업전략을 고수해왔다. 한투 관계자는 24일 “발행어음 사업에서 분명한 원칙은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유지한다는 것”이라며 “금리 경쟁력이 없다면 고객들도 발행어음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한투의 ‘퍼스트 발행어음’ 1년 만기 상품의 금리는 연 2.3%로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보다 최소 0.05%포인트 높다. 30일·60일·90일 만기 상품의 금리도 연 1.55%로 은행권보다 최소 0.1%포인트 높다.

반면 은행계열 증권사인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이 다른 계열사인 NH농협은행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한투처럼 은행보다 무조건 높은 이율을 제공할 경우 NH농협은행의 1년 이하 정기예금 수요의 상당수가 발행어음으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NH투자증권은 6개월 미만 단기 발행어음의 금리를 높이고 1년 만기 상품의 금리는 경쟁사와 동일한 수준으로 설정하는 영업전략을 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 후발사업자로서 고객을 모으기 위해서라도 경쟁사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6개월 미만 단기상품은 은행에서도 수신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6개월 미만 단기상품의 금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발행어음 사업의 매력은 결국 단기유동성 강화에 있는 것”이라며 “단기 상품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적절한 투자처의 확보가 NH투자증권 발행어음 사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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